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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손을 가진 한국 의사들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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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손을 가진 한국 의사들 고마워요"

입력
2013.05.07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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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손을 가진 의사(몽골에서 최고의 의사를 칭하는 말)를 한국에서 만나 제 아들이 살 수 있었습니다."

몽골인 바트치멕(39)씨는 7일 고려대 안암병원 의료진에게 연신 머리를 숙이며 인사를 하고 있었다. 만성신부전으로 사경을 헤매던 아들 지구어(12)에게 자신의 신장을 떼주는 수술을 해준 박관태 교수 등의 덕분으로 아들의 생명을 구했기 때문이다.

몽골에 사는 지구어는 4년 전 갑자기 몸이 붓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살이 찌는가 싶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온몸이 터질 듯 부어 올랐다. 부모는 조바심이 났다. 용하다는 병원을 찾아가 봤지만 무엇이 문제인지 알 수 없었다.

아버지는 아들을 살리기 위해 지난해 중국 베이징의 대형병원을 찾아갔다. 진단은 만성 신부전. 신장 기능이 이미 15% 이하로 떨어져 1주일에 3번, 4시간씩 혈액투석으로 연명해야 했다. 스트레스에 시달리던 아버지는 올해 1월 갑자기 숨을 거뒀다.

지구어의 건강은 악화일로였다. 온몸의 저항력이 떨어져 장기 출혈로 사망할 수 있는 절체절명의 순간이 다가오고 있었다. 어머니 바트치멕씨는 자신의 신장을 아들에게 주기로 마음 먹었다. 그런데 역시 돈이 문제였다. 치료비를 대느라 집을 팔았지만 돈은 이미 남아 있지 않았다. 어머니는 몽골TV 모금방송에 출연해 제발 아들을 살릴 치료비를 모아달라고 호소했다. 많은 사람들이 참여해 1,600여만원을 모았지만 그래도 1,000만원이 부족했다.

그래도 죽으라는 법은 없었다. 어머니는 몽골로 자주 의료봉사를 오는 고려대 안암병원 이식혈관외과 박관태 교수가 전문가이고, 그를 통해 도움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소식을 들었다. 지구어는 어머니의 바람대로 고려대의료원과 SBS골프, 석교상사의 후원으로 모자란 치료비를 채울 수 있었고, 한국 선교사를 통해 알게 된 교회는 치료가 끝날 때까지 기거할 집도 마련해줬다. 지구어는 지난 달 8일 어머니의 신장을 이식 받고 건강을 되찾고 있다.

허정헌기자 xscop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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