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 살이'. 휴대폰에서 즐기는 모바일 게임을 가리키는 말이다.
웬만한 게임은 나온 지 두 달만 지나면 게임 순위에서 흔적도 없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무려 10개월을 버티는 게임이 있다.
바로 모바일게임 개발사 선데이토즈가 만든 게임 '애니팡'이다. 이 게임은 지난해 7월 출시된 이래 총 2,500만 명이 내려받는 등 스마트폰을 갖고 있는 사람이면 한 번쯤 해봤을 만한 국민 게임으로 통한다.
게임업계에서는 애니팡의 장수를 획기적 사건으로 보고 있다. 지금도 애니팡은 앱 순위 서비스인 '앱랭커'에서 실제 접속자수를 집계하는 '일일사용자수(DAU) 순위' 1위를 8주째 달리고 있다. 도대체 애니팡의 장수 비결은 무엇일까.
업계에서는 가장 큰 성공요인으로 끊임없이 새로운 내용을 추가하는 지속적인 업데이트를 꼽고 있다. 대부분의 모바일 게임은 최초 출시 후 그래픽과 배경화면, 아이템 등에 거의 변화를 주지 않는다. 원리가 단순해 이용자들이 쉽게 싫증을 내는 만큼, 개발사들 역시 한 두달 흥행하면 이내 다른 게임 개발에 돌입하기 때문.
하지만 애니팡은 달랐다. 개발사인 선데이토즈는 각종 아이템을 업그레이드하거나 게임방식을 변경해 이용자들에게 매번 새로움을 제공했다. 최고점에 오른 인기가 시들할 무렵인 지난해 12월 1대1 대전모드를 도입했고, 올 만우절과 어린이날에는 블록을 터뜨리는 폭탄에 상대방 사진을 넣어 아기자기한 재미를 더했다. 올 초에는 게임 접속 시 배경음악 및 효과음을 가수 소녀시대의 목소리로 전하는 등 스타마케팅까지 더해 인기를 끌었다.
선데이토즈는 올해 2월 변종 게임까지 내놓는 기발한 전략을 선보였다. 똑같은 모양의 그림을 맞추면 사라지는 '사천성' 게임에 애니팡 캐릭터와 아이템을 도입한 것. 일명 '애니팡 사천성'이다. 아이템을 애니팡과 교차해 사용하도록 하면서 두 게임 모두 이용자가 늘어나는 동반 상승 효과를 가져왔다.
애니팡이 장수하면서 다른 업체들까지 가세해 공동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외식업체 맥도날드와 버거킹은 선데이토즈와 손잡고 지난 2월부터 한달 동안 애니팡의 대전모드를 진행하면 매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쿠폰을 지급했다.
애니팡 캐릭터들은 완구로도 제작됐다. 애니팡에 등장하는 동물 캐릭터를 인형으로 제작해 판매한 것이데, 이 같은 다용도 마케팅은 게임에서 멀어진 이용자들을 되돌리는 유인책이 됐다.
업계는 최근 흥행 게임들의 매출액이 하루 5억원 이상인 점을 감안하면 선데이토즈가 그 동안 벌어들인 수익이 수백억 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회사 인력 역시 지난해 25명에서 50명으로 두 배 증가했다.
그 만큼 향후 전망도 밝다. 다른 게임과 달리 이용자 연령대가 10대부터 50대까지 고르게 분포돼 있고, 게임 방식도 누구나 즐길 수 있을 만큼 쉽기 때문이다. 선데이토즈는 애니팡 캐릭터 가운데, 원숭이 '몽이'를 주인공으로 하는 차기작도 준비 중이다. 업체 관계자는 "기본 게임 속성은 유지하면서 매달 게임을 다양하게 변화시켜 새로움을 추구하고 있다"며 "고객만족센터를 통해 이용자들의 개선안을 적극 반영하는 만큼 애니팡의 진화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수기자 ddacku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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