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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저 날개' 일본車, 한반도 공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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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저 날개' 일본車, 한반도 공습

입력
2013.05.06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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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자동차 업체들이 '엔저'를 등에 업고 수백 만원 대 파격적인 할인 혜택을 제공하며 한국 시장 공략에 나섰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시장에서 1,000만대 가까운 자동차를 팔며 세계 1위에 오른 도요타는 물론 혼다 등 일본 자동차 업체들이 국내에서 10% 수준의 할인 행사를 벌인다. 일본 자동차 업체들의 융단 폭격에 가까운 파상 공세에 경쟁 수입차 업체는 물론이고 국산차 업체들도 바짝 긴장하고 있다.

도요타의 한국 법인인 한국토요타는 6일 전세계 하이브리드차 500만대 판매를 기념해 이달 한 달 동안 모든 차종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할인 행사를 펼친다고 밝혔다. 한국토요타에 따르면 캠리 하이브리드, 프리우스 등 도요타 하이브리드 모델에 대해 300만원의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또 하이브리드 배터리의 보증 한도를 10년 또는 20만㎞로 연장한다. 기존 보증 한도는 5년 또는 10만㎞였다. 다른 가솔린 차종에도 비슷한 혜택이 제공된다. 한국토요타 관계자는 "하이브리드 모델의 경우 최대 140만원의 취득세 감면 혜택까지 더하면 모두 440만원의 할인 혜택이 주어진다"며 "가솔린 모델도 비슷한 사양의 2,000㏄급 국산 중형차와 대등한 가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에선 현대차보다 2배 이상 높은 시장 점유율을 갖고 있지만 국내서 고전하는 혼다도 이 달 한 달 동안 대대적인 할인 공세를 벌인다. 혼다코리아는 "국내 자동차 진출 1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베스트셀링 모델인 어코드 2.4에 100만원, 3.5모델에 150만원 상당의 주유상품권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해치백 시빅 유로의 경우에는 300만원, 스포츠 쿠페 CR-Z에는 무려 500만원의 할인 혜택이 제공된다. 독일계 수입차업체의 관계자는 "수입차 이윤이 뻔한 상황에서 5월 한달 한시적인 행사라는 점을 감안해도 정말 파격적인 수준의 할인"이라며 "한번 내려온 가격이 다시 올라가기 힘든 만큼 사태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사실 자동차 업체들의 할인 행사는 거의 1년 내내 이뤄지는 연중 행사다. '주유비 지원', '휴가비 지원' 등 이름만 다를 뿐 숱하게 벌어지는 이벤트다. 하지만 일본 엔화 가치 하락으로 사상 최대 수준의 영업이익을 내고 있는 일본 자동차 업체들이 동시 다발적으로, 예전과 비교할 수 없는 규모의 현금을 뿌린다는 점이 업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경쟁 관계인 국산차 판매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중장기적으로는 수입차 시장 전체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 이지평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대규모 할인은) 미국에서 들어오는 일본차가 누리는 자유무역협정(FTA) 효과에 엔저 효과까지 더해진 덕분"이라며 "소니 워크맨 하나가 일본 전자제품 대중화에 기여했듯 일본차도 서서히 국내 대중차 시장을 공략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민승기자 ms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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