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최고의 자원'이라는 우리 경제의 강점이 갈수록 무색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0년대 들어 뚝 떨어진 경제성장률의 배경에는 노동생산성 하락이 가장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생산가능인구가 급감하는 상황에서 지금보다 생산성을 높이지 못하면 2020년대 성장률은 지금보다 1%포인트 이상 낮아질 거란 전망이 나왔다.
한국은행 경제연구원 이동렬 전문연구원이 6일 발표한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하락요인 분석-노동생산성을 중심으로'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1970년대 11.8%에서 최근(2010~2011년) 4.4%로 크게 낮아졌다. 특히 90년대(7.2%)에서 2000년대(4.6%) 사이 하락폭이 컸다.
경제성장률을 노동투입 측면에서 분석한 결과, 여러 요인 가운데 노동생산성 증가율 감소가 가장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1990~2001년과 2002~2010년 사이 노동생산성 증가율은 0.9%포인트 감소한 데 비해, 근로시간은 0.8%포인트, 생산가능인구는 0.6%포인트 줄었으며 고용률은 변화가 없었다.
생산성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은 제조업보다 서비스업이다. 1인당 GDP가 비슷한 시기 한국의 서비스업 생산성 증가율(4.9%)은 미국(8.8%)의 절반 수준이다. 또 2005년 기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5개국 가운데 우리의 제조업 생산성은 12위였지만 서비스업은 최하위에 머물렀다.
보고서는 지금처럼 인구가 급감하는 상황에서 생산성을 높이지 못하면 2010년대 성장률은 평균 3.6%, 2020년대엔 2.4%까지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향후 20년간 성장률을 4% 이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지난 10년간 4.5% 수준이던 생산성 증가율을 2020년대 6.1%까지 높여야 한다고 추정했다. 이 연구원은 "생산성 향상을 위해선 제조업 연구개발(R&D) 투자 확대, 고부가가치 서비스업 개발과 경쟁 등이 절실하다"고 조언했다.
김용식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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