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라고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무엇인가? 이렇게 물으면 열에 아홉은 불법 체류자나 범죄자가 대부분 아니냐는 반응을 보일 것이다. 이 글을 쓰고 있는 나 또한 그들을 실제로 보게 된다면 경계심부터 품을 것 같다. 이렇듯, 많은 이들이 익숙지 않은 생김새와 어눌한 말투에 반감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오늘날은 지구촌 시대로 탈바꿈하였고, 이에 따라 우리나라 또한 다민족 국가가 되어가고 있다. 그러나 한국 사회는 단일 민족주의적 사고가 지나치게 강하여 외국인, 특히 동남아인들에게 경계심을 갖고 있는 이들이 많은 듯하다. 하지만 서울 곳곳에는 10여 개의 외국인 마을이 있으며, 그곳에 사는 외국인들은 이미 우리 민족의 일부가 되었다. 또한,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한국어 능력 시험의 응시자 수가 100만명을 넘어섰다는 데서 한국으로 이민을 오려는 이들의 수가 증가하는 추세임을 알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그들을 이방인으로 인식하는 것이 과연 현명한 처사인지에 대해 의문이 간다. 그 색안경을 깨뜨리는 것이 진정한 글로벌 시대로 한 발짝 더 나아가기 위해 우리가 풀어나가야 할 과제다.
일반적으로 우리나라 사람들은 백인은 우대하지만 반대로 개도국 출신의 외국인은 가난해서 우리나라에 돈을 벌기 위해 온 '외국인 노동자'로 여겨 하대하는 경우가 많다. 이와 비슷하게, 많은 다문화 가정의 자녀들은 또래 아이들로부터 소외 당하고 있다. 그런데 미국이나 호주 등에서는 한국인 또한 인종 차별의 대상이 된다는 사실을 모든 이들이 알게 된다면, 과연 그 때도 지금과 같이 동남아인들을 차별할 수 있을까? 상대방과 입장을 바꾸어 생각해보는 역지사지의 태도가 요구된다.
이처럼 우리나라에 사는 외국인은 늘어 가는데 그들에 대한 인식의 질이 이를 따라가지 못한다면, 이것은 일종의 문화 지체 현상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우리들의 편견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한국인과 외국인이 '한데 어울리는 기회'가 필요하다. 이를 테면 다문화 가정의 자녀를 대상으로 하는 교육 봉사나 지역 센터에 모여 같이 즐기고 이야기를 나누는 활동 또는 여러 나라에서 온 사람들이 모여 각자의 문화를 소개하는 문화 교류 행사 등이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피부색이나 경제력에 따른 차별 의식을 버리고 이를 실생활에서 실천하겠다는 열린 마음이다.
이와 같이 우리 머리의 한 구석에 남아 있는 고정 관념과 선입견을 타파해야만 우리가 원하는 사회로 나아갈 수 있다. 말로만 '글로벌 시대', '세계화 시대' 운운하며 경제력의 차이만을 이유로 미국과 같은 선진국의 문화만 무분별하게 수용하면서, 개도국의 문화는 존중하지 않는 것은 분명한 모순이다. 선진국은 선진국대로 발전된 문화를 가지고 있고, 개도국은 개도국대로 발전을 향한 열망을 품고 있다. 이들을 적절히 녹여내고 여러 문화들을 융합시켜 우리의 독창적인 색깔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다. 세계인들이 환호하는 '비빔밥'이 이런 융합의 과정을 통해 이루어졌듯이, 글로벌코리아를 이루는 것은 우리 시대의 가장 큰 과제라고 생각한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다'는 말을 넘어 '가장 세계적인 것이 가장 한국적인 것'이 되는 날까지, 우리는 노력하고 또 노력하여야 할 것이다.
양서진 전북사대부고 2학년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