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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 정권 교체 무산 여당 국민전선 '60년 집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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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 정권 교체 무산 여당 국민전선 '60년 집권'

입력
2013.05.06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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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의 정권 교체가 무산됐다. 말레이시아 선거관리위원회는 5일 실시된 총선 개표 결과 나집 라작 총리가 이끄는 집권연합 국민전선(BN)이 133석, 안와르 이브라힘 전 부총리가 이끄는 야권 3당 동맹 국민연합(PR)이 89석을 차지했다고 6일 밝혔다. 이로써 말레이시아가 영국에서 독립한 1957년 이후 줄곧 집권해 온 국민전선의 집권 기간은 60년으로 연장됐다. 국민전선은 전통적 지지 기반인 농촌 지역에서 국민연합을 압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나집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국민화합 프로그램에 착수할 것"이라며 "정치적 인종적 극단주의를 거부하고 더 온건하고 포용하는 환경을 만들어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나집 총리가 지난 4년간 추진해 온 점진적 개혁 정책인 '사회·경제 변화 프로그램'도 더욱 강력히 추진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안와르 전 부총리는 부정 선거 의혹을 제기하며 결과에 불복할 뜻을 밝혀 후폭풍이 예상된다. 그는 "이번 선거는 전례 없는 사기"라며 지지자들에게 "거부와 혐오감을 보여주기 위한 집회에 참석해달라"고 촉구했다. 안와르 전 부총리는 앞서 선거에서 패배하면 정계에서 은퇴한다고 공언해 그의 정치 인생이 끝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안와르 전 부총리는 유력한 총리 후계자였다가 1998년 권력 투쟁에서 밀려 축출된 뒤 부패와 동성애 혐의로 복역하는 등 시련을 겪은 끝에 야당 지도자로 변신해 이번에 마지막 총리 도전을 선언했었다.

전문가들은 국민전선이 승리했지만 의석수가 애초 목표였던 3분의 2(148석)에 크게 못 미친다는 점에서 차기 정부의 과제가 만만치 않다고 전망한다. 특히 국민 중 60%를 차지하는 말레이계 우대 정책(부미푸트라)은 중국계가 야당을 선택한 결정적 이유로 지목된다. 언론ㆍ기본권 통제 등 권위주의 통치와 집권층의 부정부패도 유권자들을 등돌리게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아지주딘 사니 정치 분석가는 "국민은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며 "나집 총리는 개혁 과제를 수행해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우진기자 panoram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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