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시간에 스마트폰을 걷었다가 종례 시간에 돌려주면 고새를 못 참고, 청소를 하면서도 청소 끝난 친구를 기다리는 잠깐 동안 스마트폰 게임을 해요. 요즘 애들은 잠시도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질 않아요."
서울 송파구의 한 중학교는 수업 중 학생들의 스마트폰 사용을 금지하고, 적발되면 벌점을 부과하고 있지만 유명무실하다. 수업 시간에 스마트폰으로 몰래 채팅이나 게임을 하다 걸리는 경우도 다반사다. 김모 교사는 "스마트폰을 압수할 때면 발작 하듯이 심하게 반항하거나 심지어 교사가 압수해 보관하고 있던 폰을 몰래 가져가 놓고는 교사에게 뒤집어 씌우는 일도 있었다"며 "쫓아와서 울며불며 사정하고 달라고 하는 경우는 애교에 속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학생들은 아예 구형 폰을 들고 다니다가 교사에게 적발되면 스마트폰 대신 제출하기도 한다. 경기 지역 중학교 강모 교사는 "밤새 1,000건이 넘는 메시지가 오고 가는 '반톡(반 학생들이 단체 초대된 카카오톡 방)'을 할 정도로 학생들의 스마트폰 사용 중독이 심하다"면서 "폰을 압수당해도 유심(USIM) 칩을 부모님 폰이나 3,4만원이면 사는 공스마트폰에 꽂아 카톡을 할 정도"라고 말했다.
스마트폰 보급이 크게 늘면서 청소년의 스마트폰 과다 사용(중독) 비율이 인터넷의 2배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교육청이 3월 25일부터 2주간 시내 초등학교 4학년, 중학교 1학년, 고등학교 1학년 30만 239명(1,304개교)을 대상으로 인터넷ㆍ스마트폰 이용습관을 전수조사해 6일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위험사용군과 주의사용군을 더한 스마트폰 과다사용 비율이 6.51%(1만7,448명)로 인터넷 과다사용 비율(3.07%ㆍ9,085명)의 2배 가까이 됐다. 이중 1.81%(4,858명)가 위험사용군, 4.69%(1만2,590명)가 주의사용군에 속했다. 15개 문항에 대해 1(전혀 그렇지 않다)~4(매우 그렇다)점의 4점 척도별로 응답해 총점이 45점 이상이면 위험사용군, 42~44점이면 주의사용군으로 분류된다. 과다사용은 지나치게 스마트폰(인터넷)에 몰두해 수면, 학업, 건강 등 일상 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상태를 말한다.
스마트폰 과다사용 비율은 학년이 올라갈수록 높았다. 초등학교 4학년의 경우 0.91%(536명)에 불과했지만 중학교 1학년 7.24%(7,166명), 고교 1학년 8.86%(9,746명)으로 급증했다.
인터넷 과다사용 학생 비율은 3.07%(9,085명)로 지난해보다 0.25%포인트 줄었다. 위험사용군 0.87%(2,589명), 주의사용군 2.20%(6,496명)이었다.
시교육청은 인터넷 중단 전문 상담기관인 IWILL센터와 서울시립청소년미디어센터에서 이들 학생의 예방교육과 상담, 치료를 지원할 계획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스마트폰ㆍ인터넷 과다사용 예방교육 강화와 정기진단을 통해 바른 사용 습관 형성을 위해 노력하고, 스마트폰 이용시간 제한 및 유해정보 차단 프로그램 앱 개발과 보급 등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권영은기자 yo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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