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이 지지 세력인 좌파 진영으로부터 외면받고 있다. 영국 BBC는 프랑스 좌파 정당 지지자 수만명이 5일 프랑스 혁명의 상징인 파리 바스티유 광장에서 거리 행진을 갖고 정부의 정책과 부정부패 의혹 등을 비난했다고 보도했다. 시위에는 주최 측 추산 18만명, 경찰 추산 3만명이 참가했다.
이들은 올랑드 정부가 사회당 주도의 좌파 정부임에도 불구하고 기업 법인세를 감면하고 노동자 해고를 쉽게 할 수 있도록 노동 규정을 완화했다고 주장했다. 장뤽 멜랑숑 좌파전선 대표는 "사회당 정권이 좌파 지지자를 배신했다"며 "우리는 세계 금융의 권력을 원치 않으며 긴축 정책도 용납하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BBC는 17년 만에 집권한 프랑스 좌파 정부 집권 1년에 대한 국민의 평가가 냉정하다고 보도했다.
올랑드는 지난해 5월 6일 대통령 선거에서 사르코지를 누르고 당선됐다. 그러나 취임 직후 59%까지 치솟았던 지지율이 최근 25%까지 떨어졌는데 이는 1958년 제5공화국 출범 이후 최저치다.
BBC는 올랑드의 추락이 경제정책 실패에서 비롯됐다고 분석했다. 올랑드는 긴축에서 벗어나 성장 정책을 펼치려 했지만 유럽연합으로부터 호응을 받지 못했다. 부자 증세를 통해 세수를 증대하려 했으나 기업인들이 세금 망명을 하는 등 큰 반대에 부닥쳤다. 그러는 사이 프랑스의 실업률은 지난해 말 10%를 넘어섰고 실업자는 3월까지 23개월 연속 증가해 322만명에 이르렀다. 핵심 공약이었던 동성결혼 허용 법안이 통과됐지만 우파의 강력한 반발로 국론마저 양분된 상태다.
유인호기자 yi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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