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반도체 화성사업장에서 불산 2차 누출 사고가 발생한지 불과 4일 만에 시흥 시화공단에서 또다시 불산이 누출됐다. 불산 희석액 100여ℓ가 흘렀지만 1분만에 신고하는 등 신속한 조치가 이뤄져 인명피해는 없었다. 앞서 삼성전자는 1차 사고 때 25시간, 2차 때는 3시간 후 신고했다.
6일 오전 7시27분 경기 시흥시 정왕동 시화공단 내 J사 옥외 불산 탱크(20톤)에서 55% 농도의 불산 용액 100여ℓ가 흘렀다. 사고는 옥외 탱크에 연결된 배관을 통해 공장 안 생산라인으로 불산액을 옮기는 과정에서 펌프 주변에서 불산액이 흘러내려 발생했다.
J사 직원은 옥외 불산탱크 쪽에서 이상을 감지하고 방제복 등 안전장구를 착용한 뒤 누출 사실을 확인, 밸브를 잠그고 나서 1분 뒤 소방서에, 7분 뒤 경찰에 각각 누출 사실을 신고했다. 직원 6명이 출근한 상태였지만, 발견 즉시 현장 진입을 차단해 인명 피해도 없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당국과 한강유역환경청, 경기도공단환경관리사업소 등 유관기관은 사고 지점에 중화제를 뿌리고 외부 확산을 방지하는 등 안전 조치를 취했다. 누출된 불산용액은 중간 정도로 희석돼 기화 가능성이 없고 액체상태로 흐른데다 누출사고 시 외부 토양 등으로 유입되지 않도록 방재시설이 설치돼 직접 접촉이 없으면 인체 위험성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강유역환경청이 오전 10시쯤 옥외 탱크 주변에서 불산 농도를 간이 측정한 결과에서도 허용 안전기준(0.5ppm)보다 적은 0.2∼0.3ppm이 검출됐다. 사고지점에서 10m 떨어진 곳에서는 불산이 검출되지 않았다.
J사 관계자는 "희석액이라 직접 몸에 닿지 않을 경우 큰 피해가 발생하지 않지만 사고가 발생한 만큼 회사에서 정한 매뉴얼대로 신속하게 관련 기관에 신고했다"고 말했다.
반면 삼성전자는 지난 1월 발생한 1차 누출 사고 당시 25시간 만에, 지난 2일 2차 사고에는 3시간 만에 관련 기관에 신고해 '늑장신고' 의혹을 받아왔다. 당시 삼성전자 측은 "신고가 지체된 것은 내부에서 현장 상황을 파악하고 초동 조치를 취하느라 그렇게 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시흥=김기중기자 k2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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