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도둑들'을 만든 최동훈(42) 감독이 영화판에 뛰어들겠다고 했을 때 어머니 김순덕(66) 여사가 그에게 해준 세 가지 당부가 있다. 한국영화사에 남을 예술영화를 만들어라, 대한민국 남녀노소가 웃고 즐기며 잠시라도 시름 털어낼 재미난 영화를 내놓아라 같은 주문일까? 아니다. "언제나 인간이 우선이다. 항상 겸손해야 한다. 그리고 성실해라."
문화체육관광부가 6일 발표한 올해 '예술가의 장한 어머니상' 수상자 7명이 자식을 키우면서 늘 잊지 않았던 가르침은 '겸손' '배려' '성실' '검소'였다.
조형예술가 이용백(47) 경원대 겸임교수의 어머니 이충희(74) 여사는 어려운 환경이었지만 미술에 재능 있는 아들을 아낌없이 뒷바라지 하며 그를 늘 '예술가로서의 겸손한 삶'을 살도록 이끌었다. 피아니스트 최희연(45) 서울대 교수와 지휘자 최희준(40) 한양대 교수의 어머니 임인자(67) 여사가 자녀들의 음악 교육에 열성을 다하면서 강조한 것은 '검소한 생활의 실천'이었다.
국악인 박정욱(48) 한국서도소리보존회 대표의 어머니 신용달(82) 여사는 지금도 아들의 공연이 있을 때면 손수 밑반찬 빈대떡 된장국 등을 장만해 관객을 대접한다. 안무가 안애순(53)씨는 어머니 박병요(77) 여사에게서 '예술적 자유와 타인에 대한 따뜻한 사랑과 배려의 마음을 배웠다'고 말한다. 시인 곽효환(45) 대산문화재단 사무국장의 어머니 이정원(72) 여사는 남편과 사별한 뒤 외판원에 재봉공장, 건축공사현장에서 일하며 어린 사남매를 키웠다. 연출가 양정웅(45)씨는 신춘문예로 등단한 문인인 어머니 김청조(67) 여사 덕분에 "극이 깊어지고 넓어졌다"고 말했다.
시상식은 8일 오전 10시 30분 국립국악원 우면당에서 열린다. 수상자들은 문체부 장관 상패와 대나무 무늬로 장식한 금비녀 '죽절잠'을 받는다.
김범수기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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