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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성폭행 현장 출동해 지켜만 본 경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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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성폭행 현장 출동해 지켜만 본 경찰

입력
2013.05.05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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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새벽 '우웬춘 사건' 발생 장소 인근에서 성폭행 사건이 1년여 만에 다시 발생했는데도 경찰이 초동 대응을 소홀히 해 범행을 막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이 성폭행 현장을 목격하고도 '성폭행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가택 진입 없이 1시간 동안이나 지켜보기만 한 채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이다.

경찰은 우웬춘 사건 이후 성폭행 신고를 받은 뒤 부득이 한 경우라면 가택에 강제로 진입해 신고 대상 여성의 안전을 곧바로 확인하도록 후속 대책을 마련했으나, 현장에서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경기 수원중부경찰서는 출장 스포츠마사지 여성을 자신의 주거지로 불러 성폭행한 혐의(특수강도강간)로 주차 관리인 임모(25)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해 구속했다고 5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임씨는 지난 3일 오전 3시20분쯤 출장 마사지 여성 A(36)씨를 수원 지동 자신의 원룸으로 불러낸 뒤 흉기로 위협해 성폭행하고 A씨가 가지고 있던 현금 2만9,000원을 빼앗은 혐의다.

경찰의 현장 출동은 A씨를 태우고 온 출장마사지 업소 운전기사 문모(22)씨가 성폭행 신고를 하면서 이뤄졌다. 문씨는 오전 3시30분쯤 임씨의 집 부근에서 112로 전화를 걸어 "10여 분 전 집안에 들어간 여직원과 통화가 되지 않고 휴대전화가 꺼져있다. 이상하다"고 신고했다. 신고를 받은 경기지방경찰청 112 신고센터는 사건을 살인이나 강도, 인질사건 등 매우 중요한 사건에 적용하는 '코드1'로 분류하고 수원 중부경찰서 동부파출소에 출동을 명령했다.

현장에 도착한 경찰관들은 문씨가 지목한 주택을 살피다 창문을 통해 집 안에서 임씨가 A씨와 성관계를 갖는 장면을 목격했다. 하지만 경찰관들은 "위급 상황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강제 진입하지 않고 상황을 지켜보다 1시간여 뒤인 오전 4시30분쯤 A씨가 밖으로 나와 "성폭행 당했다"고 얘기하자 뒤늦게 임씨를 체포했다.

경찰 관계자는 "목격 당시 흉기가 확인되지 않았고 두 남녀의 행동이 너무 자연스러워 위급한 상황이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범행 현장은 우웬춘 사건이 발생한 곳에서 불과 500여m 떨어진 곳인 데다 피의자는 2차례 성폭행을 저지르고 출소해 전자 발찌를 찬 상태였던 것으로 드러나 경찰의 해명을 무색케 하고 있다. 경기경찰청은 현재 신고 접수 후 초동 조치가 적절했는지 확인하기 위해 출동 경찰관 등을 불러 감찰 조사를 벌이고 있다.

앞서 경찰은 지난해 4월1일 수원 우웬춘 사건, 다음날인 4월2일 평택 포승읍 20대 여성 납치 사건 등에서 초동 대응 부실로 범행을 막지 못했다는 비난이 커지자, 범죄 현장 수색 과정에서 필요한 경우 집주인이 거부하더라도 강제 진입할 수 있도록 하는 '위급 상황 시 가택 출입 등 지침'을 만들어 지난해 12월부터 적용하고 있다.

수원=김기중기자 k2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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