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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구 꿈만 같아… 나라 되찾은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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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구 꿈만 같아… 나라 되찾은 느낌"

입력
2013.05.05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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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렸던 나라를 되찾은 것만큼이나 기쁩니다."

2008년 방화로 소실됐던 숭례문이 5년 3개월 만에 시민의 품으로 돌아왔다. 어린이 날이자 숭례문이 일반에 공개(4일)된 뒤 첫 휴일을 맞은 5일, 서울 중구 남대문로 일대는 초등학생부터 팔순 어르신까지 새로운 모습의 국보 1호를 보기 위해 모인 이들로 북적였다.

숭례문 공개 소식을 듣고 한걸음에 달려왔다는 안기남(85)씨는 "6ㆍ25 전쟁 때도 불에 타지 않았던 숭례문이 5년 전 한 순간에 재로 변하는 걸 보고 나라를 잃은 것처럼 억장이 무너졌다"며 "죽기 전 다시 복구된 숭례문을 보는 게 꿈만 같다"고 말했다.

어린이 날을 맞아 특히 가족 단위 관람객들이 많았다. 다섯 살 된 아들과 함께 숭례문을 찾은 석진원(45)씨는 "아들이 한 살 때 재로 변한 숭례문이 5년 만에 완벽하게 새로 태어났다"면서 "아이는 기억하지 못하겠지만 사진으로나마 이날의 감동을 꼭 전해주고 싶다"며 카메라 셔터를 눌렀다.

손자들에게 숭례문을 직접 보여주고 싶어 왔다는 이기섭(72)씨는 "어렵게 되찾은 숭례문을 이제 우리 스스로 지키는 일만 남았다"면서 "문화재를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을 물려주는 게 첫 걸음"이라고 말했다. 할아버지의 손에 이끌려 숭례문을 찾은 손자들도 고사리 손으로 5년 전 검게 그을렸던 담장의 흔적을 더듬었다.

이날 숭례문을 마주한 관람객 중 일부는 "예전 모습과 다르다"는 반응을 내놓기도 했다. 숭례문을 한참 바라보던 박영주(28)씨는 "숭례문이 복원된 건 반갑지만 자재 등이 새 것이라 그런지 어색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면서 "원래 남아 있던 재료를 재활용했다고 하지만 전반적으로 전통미가 많이 사라진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숭례문을 보기 위한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지자 주변 상인들도 오랜 만에 활기를 찾은 모습이었다. 숭례문이 정면으로 보이는 남대문 시장 입구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이희순(57)씨는 "5년 전 눈앞에서 숭례문이 무너져 내리는 것을 지켜본 한 사람으로서 감개무량하다"고 말했다. 그는 "숭례문을 보러 온 시민들이 관람을 하고 남대문 시장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며 "관람 인파 덕분에 평소 주말 대비 하루 매상이 2~3배나 올랐다"고 귀띔했다.

한편 전날 숭례문 복구 기념식에서는 어린이 합창과 액운을 씻어내는 천도 등 식전 행사, 개막식을 알리며 북을 치는 개식타고, 경과보고, 숭례문 복구를 알리는 전통공연 고천, 숭례문 현판제막식, 숭례문 개문의식과 희망보감 전달식 등이 차례로 이어졌다.

국민의 성원 속에 다시 돌아온 숭례문은 이날부터 매주 월요일을 제외하고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무료로 개방된다.

손효숙기자 sh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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