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자 윤모(52)씨의 고위 공직자 성 접대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이 접대 증거로 알려진 동영상 원본 분석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동영상 속 인물이 확인되면 세간을 떠들썩하게 한 성 접대 의혹 수사는 마무리 단계로 들어가게 된다.
5일 경찰청 등에 따르면 이 사건을 수사 중인 특수수사과는 지난 1일 체포한 사업가 박모(58)씨가 제출한 동영상에 등장하는 남성의 신원 확인에 주력하고 있다.
각각 1~2분 분량 파일 3개로 이뤄진 이 동영상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지난 3월 말 판독 불능 판정을 내린 동영상의 원본으로 알려졌다. 박씨는 한때 윤씨와 내연관계였던 50대 여성사업가 K씨 부탁으로 지난해 12월 윤씨가 빌려 타던 외제차를 회수하다 차 안에 있던 이 동영상을 찾아냈다.
원본은 휴대폰으로 현장을 촬영한 것이라 컴퓨터 화면에 띄운 동영상을 촬영한 복사본보다 화질이 선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육안으로도 파악이 가능한 수준이라 경찰은 이미 등장인물 신원 파악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아직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는 동영상을 보내지 않았지만 경찰은 보다 명확한 검증을 위해 국과수에 영상과 성문(소리의 지문) 분석을 의뢰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 동영상에는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이 등장한다는 소문이 돌았고, 숭실대 소리공학연구소는 지난 2일 복사본 동영상 속 남성의 성문이 김 전 차관과 평균 95% 일치한다는 결과를 내놓았다. 하지만 김 전 차관 측은 누차 "동영상과는 무관하다"고 반박하고 있다.
동영상 분석이 완료되면 경찰은 윤씨 등 핵심인물을 소환해 대가성 여부 등에 대해 집중 조사할 방침이다. 접대가 이뤄졌어도 이를 통해 윤씨가 개인적인 이득을 취한 사실이 입증되지 않으면 사법처리가 어렵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 중이라 동영상 등장인물이나 소환 시점 등에 대해서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밝혔다.
김창훈기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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