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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시리아 무기고·연구시설 잇단 공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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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시리아 무기고·연구시설 잇단 공습

입력
2013.05.05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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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니파 주민 100여명 학살

시리아 군사시설과 연구기관이 3일과 5일 연달아 폭격을 당했다. 공격 주체와 목적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이스라엘이 시리아 화학무기를 저지하기 위해 전투기로 공습한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BBC방송은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 외곽 자므라야에 있는 연구시설에서 5일 새벽 대규모 폭발이 일어났다고 보도했다. BBC의 다마스쿠스 주재 기자 알라 에브라힘은 “내전 2년간 이 지역에서 발생한 폭발 중 가장 컸다”며 “주민들이 폭발을 지진으로 착각한 것으로 보아 로켓포가 지하에 있는 연구소를 타격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목격자들은 “폭발 당시 하늘에서 전투기가 날아다니는 것을 보았다”고 말했다.

자므라야 연구소는 한때 시리아 정부가 화학무기를 개발하는 장소라는 의심을 받은 곳이다. 시리아 화학무기 사용을 극도로 경계해온 이스라엘은 올해 1월 시리아를 공습했을 때도 이 연구시설을 겨냥했다. 시리아 국영 매체들은 공격 주체로 이스라엘을 지목하며 “이번 공격은 반군과 이스라엘의 긴밀한 관계를 보여주는 증거”라고 비난했다.

앞서 3일에도 시리아 정부군 무기고와 군용차량이 폭격을 당했다. 이스라엘 정부는 두 차례의 폭격에 대한 입장 표명을 거부했으나 CNN, BBC 등은 익명의 이스라엘 관리가 공격 사실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에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진 이 관리는 “이스라엘 공군이 3일 밤 미사일을 싣고 레바논의 헤즈볼라 본부로 향하던 시리아 군용차량을 공습했다”고 밝혔다.

외신들은 이스라엘이 시리아 무기가 이슬람 무장정파 헤즈볼라로 유출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공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스라엘과 앙숙인 헤즈볼라는 같은 이슬람 종파(시아파)인 시리아 정부와 밀접한 사이다. 이스라엘은 시리아의 무기가 헤즈볼라로 넘어가 자국에 위협이 될 것을 우려해 “시리아가 화학무기나 첨단 미사일을 헤즈볼라에 전달할 경우 군사적 조치에 나서겠다”고 수 차례 경고해왔다. 일각에서는 이스라엘이 이번 공습을 계기로 시리아 사태에 본격적으로 개입하려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이와 별개로 2, 3일 시리아의 한 지역에서 100명이 넘는 민간인이 무차별 학살을 당했다. 반정부 운동가들은 북서부 항구도시 바니야스와 인근 알바이다에서 어린이와 여성을 비롯한 주민 100여명이 정부군에 의해 즉결 처형을 당했다고 전했다. 학살이 일어난 지역은 이슬람 종파 중 수니파 밀집지다. 따라서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 일가가 속한 알라위트파(시아파의 일파)가 ‘종파 청소’의 차원에서 수니파 주민을 학살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미국은 “끔찍한 보고에 소름이 끼친다”는 입장을 보였지만 지상군 투입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시리아에 지상군을 투입하면 미국뿐 아니라 시리아에도 바람직한 시나리오가 나오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스라엘이 헤즈볼라로 향하는 시리아 군용차량을 폭격한 것에 대해서는 “이스라엘은 헤즈볼라로부터 자국을 보호할 권리가 있다고”고 옹호했다.

황수현기자 so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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