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만큼은 어린이들의 세상이었다. 이렇게 하루 마음껏 먹고 뛰어 논다고 우리 아이들이 행복하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나 부끄럽게도 아직도 가정과 사회 곳곳에서 아동에 대한 학대와 폭력, 안전사고가 끊이질 않고 있다.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에 따르면 매년 어린이집에서만 평균 104건의 아동학대가 확인됐고, 지난해에는 135건으로 늘었다. 어린 아이를 직접 때리고(37.8%), 욕을 하고(11.1%), 무책임하게 방치하는(18.5%) 등 신체적, 정서적 학대를 반복한 것으로 드러났다.
가정의 달을 맞아 지난 3일 국가인권위원회가 공개한 충북의 한 아동양육시설에서 행해진 아동학대는 충격적이다. 50년 전 미국 여성선교사가 설립해 그 동안 칭송을 받았던 그곳 원장과 교사가 관행적으로 3~18세 고아 52명을 때린 것도 모자라 생마늘과 청양고추를 강제로 먹이고 수개월간 독방에 감금하는 일까지 있었다니 기가 막힌다.
더욱 이해할 수 없는 것은 2010년에 이미 체벌 사실을 알고도 지자체는 대책을 세우지 않았고, 보건복지부는 최우수등급까지 부여했다는 사실이다. 겉으로 천사인 척하면서 실제로는 아이들의 영혼까지 잔인하게 학대하는 또 다른 영육아원이 없다고 장담할 수 없다. 내부고발이 없었다면 이번 사건도 알려지지 않았을 것이다. 어린이집에서의 아동학대도 마찬가지다. 말도 못하는 어린 아이를 피멍이 들도록 때리고 화장실에 가두기도 한다. 낮잠을 안 잔다고 폭행하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동심을 멍들게 하고, 평생 상처를 남기는 아동학대는 어떤 이유로도 용납될 수 없다. 엄한 처벌이 필요하다. 보건복지부도 아동을 학대한 어린이집은 앞으로 폐쇄조치하고, 원장과 보육교사는 10년 동안 재개원과 재취업을 금지하기로 했다. 그러나 법만 강화 한다고 은밀히 저질러지는 아동학대를 근절할 수 없다. 정부와 지자체의 철저한 관리감독이 뒤따라야 한다. 이 시간에도 어디선가 어른들의 학대로 눈물을 흘리고 있을 아이들이 있을지도 모르니 전국 영육아원과 어린이집에 대한 전면적인 점검부터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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