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중앙정보국(CIA)으로부터 10여년간 거액의 자금을 수수한 사실을 인정한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가니스탄 대통령이 “자금 지원은 흔한 일”이라면서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카르자이 대통령은 4일 CIA 카불 지부장을 만난 후 이같이 말했다고 뉴욕타임스(NYT) 등이 보도했다. 그는 또 CIA 카불 지부장에게 “자금을 둘러싼 의혹 보도 때문에 지원을 끊지는 말아달라”며 “우리는 그 돈이 정말로 필요하다”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카르자이 대통령은 “미국 정부가 제공한 자금은 국가안보국(NDS) 운영을 위한 것”이며 “국가나 정부 간에 주고받는 정기적 원조”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자금은 정부 직원 월급과 부상자 치료비, 장학금 등으로 쓰였다”며 “지출 내역은 CIA에 알렸다”고 항변했다. 앞서 NYT는 카르자이 대통령에게 매달 수천달러씩 제공된 CIA 자금이 아프간 정부 고위층 매수 용도로 쓰여 부패를 야기했다고 폭로했었다.
카르자이 대통령은 CIA 자금으로 정부군을 육성, 알카에다와 탈레반 등 반군을 견제하고 의원들을 매수해 강력한 정권을 유지해 왔다. 하지만 돈을 받은 군 지도자가 반군의 마약 밀매 등 조직 범죄와 연루되는 부작용도 나타났다. 카르자이 대통령의 가족 등 측근에게 자금이 제공됐다는 의혹도 끊이지 않았다. 카르자이 대통령은 이런 비판에 대해 “군 지도자들이 도움을 요청해 지원하기도 했지만 특정 조직이나 정치적 세력을 특별 대우한 것은 아니었다”고 반박했다.
박우진기자 panoram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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