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립 12년 만에 회사를 자산 기준 재계 13위로 키운 강덕수(사진) STX그룹 회장의 신화가 결국 막을 내리게 됐다. 조선 부문만 남기고 해운, 건설, 에너지 등이 그룹에서 분리되면서 사실상 그룹이 공중분해된다.
STX그룹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3일 ㈜STX와 STX중공업, STX엔진 3사가 '자율협약에 의한 채권금융기관 공동관리(채권단 자율협약)'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채권단 관계자는 "STX그룹이 3개 계열사에 대해 자율협약을 체결해달라는 의사를 전해 왔다"며 "6일 채권단 회의에서 동의절차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STX포스텍 역시 이날 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에 자율협약을 신청했다.
앞서 STX조선해양도 지난달 채권단과 자율협약을 맺고 경영정상화를 추진 중이다. STX중공업과 STX엔진은 STX조선해양과 밀접한 사업 관계를 맺고 있어 그룹 체제가 조선 중심 핵심 계열사로 재편되는 셈이다.
조선 부문도 해외 계열사는 모두 팔릴 전망이다. STX는 STX다롄을 비롯, STX핀란드, STX프랑스 등 유럽 지역의 조선소 매각을 검토하고 있어, '글로벌 조선업체'로서의 위상도 대폭 줄어들게 된다. 채권단 관계자는 "강 회장이 자율협약 추진과정에서 경영권을 유지할 가능성은 있지만 지분 축소가 불가피해 경영이 정상화 돼도 대주주 지위는 누리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김이삭기자 hi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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