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 5ㆍ4 전당대회를 하루 앞둔 3일 당 대표 경선에 나선 김한길ㆍ이용섭 후보는 저마다 승리를 장담했다. 양측은 전날까지 무차별 난타전을 벌인 데 대한 당 안팎의 비판을 감안한 듯 이날은 감정적 대립은 자제하는 모습이었지만 신경전만큼은 치열했다.
비주류의 좌장격인 김 후보는 '대세론'을 내세워 승세를 굳혔다고 주장한 반면 친노ㆍ주류 측의 지지를 업은 이 후보는 막판 '뒤집기'를 장담했다. 김 후보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지금은 민주당이 직면한 위기의 정치 상황을 돌파할 정치력과 전략을 갖춘 리더십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제가 앞장섰던 두 번의 대선 모두 승리로 이끌었음을 기억해달라"고 역설했다. 김 후보 캠프는 "이미 승부는 끝났다"고 장담했다.
이 후보도 기자회견을 갖고 "민주당을 먹고 사는 민생문제를 확실하게 해결하는 실력있는 정책정당으로 혁신하겠다"면서 "여당의 독주와 권한남용을 견제하는 '강한 야당', 10월 재보선과 내년 지방선거에서 승리하는 '이기는 민주당'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이 후보 캠프는 "단일화 이후 표심이 급속하게 모이고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이처럼 겉으로는 양측 모두 자신감을 보이고 있지만, 내부적으론 공히 긴장의 끈을 놓지 않는 모습이다. 실제로 이번 당 대표 경선은 중반까지만 해도 '김한길 대세론'이 지배적이었지만, 지난달 28일 우여곡절 끝에 강 후보가 사퇴하면서 자연스럽게 이 후보가 친노ㆍ주류 측 단일후보가 된 뒤에는 일정한 세 결집 현상이 나타난 것도 사실이기 때문이다. 혼전양상이란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게다가 최고위원 경선에 나선 후보들이 선거 막바지에 대거 친노ㆍ주류 대 비주류간 계파싸움에 직간접적으로 뛰어들면서 진흙탕싸움 양상까지 벌어졌다. 어느 한쪽이 승리하더라도 계파간 대립 양상이 지속되면서 '안철수발(發) 정계개편'에 끌려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올 정도였다. 이처럼 친노ㆍ주류와 비주류 모두 이번 당권 경쟁에서 밀리면 미래를 장담하기 어렵다는 위기감이 들 정도의 상황으로 치달은 만큼 투표시간 마지막까지 지지층 결집에 총력전을 펼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물론 이 같은 계파 대립적 시각 외에도 변수는 있다. 김 의원의 경우 열린우리당 탈당 전력, 무소속 안철수 의원과의 연대설 등에 대해 어떤 평가를 받을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이 의원은 당심의 밑바닥에 흐르는 지난해 총선ㆍ대선 패배에 대한 주류진영 책임론을 넘어서야 한다.
한 수도권 재선의원은 1~2일 진행된 권리당원 ARS 투표가 29.9%의 낮은 투표율을 기록한 점을 들어 "당일 유세현장에서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 지지층의 결속력을 얼마나 유지할지에 따라 이변이 일어날 가능성도 충분해 보인다"고 말했다.
양정대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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