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시험을 계속하면 미국을 핵미사일로 직접 타격하려는 목표에 근접하게 될 것이라고 미국 국방부가 2일(현지시간) 보고서에서 밝혔다. 국방부는 또 북한이 남북대화를 통해 비핵화 보다는 한국의 지원만 끌어내는 전략을 박근혜 정부에서도 계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국방부는 2012 국방수권법안 규정에 따라 작성한 이 같은 내용의 '북한의 군사 및 안보 상황' 보고서를 이날 의회에 제출했다. 국방정책 차관과 국방정보국(DIA)이 주도한 이 보고서는 북한에 대한 미군 당국의 평가와 판단이란 점에서 의미가 있다.
보고서는 북한이 국가목표로 천명한 미국에 대한 핵미사일 공격의 능력을 각종 실험을 통해 갖춰 나갈 것으로 예상했다. 2월 3차 핵실험과 지난해 12월 장거리 로켓 발사도 이런 목표의 일환이라고 보았다. 뒤집어 말하면 미군 당국이 북한의 핵실험 또는 장거리 미사일 시험을 미국에 대한 직접 위협으로 간주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보고서는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이 동북아에서 미국의 최대 안보 위협이라고 했다. 보고서는 그러나 북한이 미국 핵 타격 능력을 확보하는 것은 자원의 투입 규모에 달려 있다면서 시기는 언급하지 않았다. 또 북한이 고열에 견딜 수 있는 대기권 재진입 운반체를 시험하지 않은 점을 지적했다. 정보 당국 간 이견을 보인 북한의 핵탄두 소형화 수준은 이 보고서에서 다루지 않았다. 4월 DIA는 북한이 핵탄두를 탄도미사일에 장착할 수 있다고 평가했으나 국가정보국(DNI)은 이에 동의하지 않았다.
보고서에서 북한은 육해공군과 특수작전군을 포함, 세계 4위의 병력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료 부족과 장비 노후화에도 불구하고 휴전선에 대규모로 전진 배치된 군사력은 한국에 심대한 타격을 입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보고서는 특히 북한이 이동식 탄도미사일을 상당량 확보해 한국뿐 아니라 일본 타격 능력도 지니고 있다고 지적했다. 북한군이 컴퓨터 네트워크 작전능력 있으며 정보수집에 이를 주로 사용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보고서는 북한의 전략에 대해 내부 권력의 안정과, 경제ㆍ안보를 위한 위협외교, 외부 공격에 맞선 군사력 증강, 한미동맹 분열 등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분석했다. 그 연장선에서 먼저 핵 보유국으로 인정받은 뒤 서방과 외교관계를 정상화하고 경제회복과 번영을 추구하는 길로 나아가려 한다는 것이다. 북한은 또 내부의 반대자와 정권 붕괴를 이용하려는 외부세력을 최대 안보 문제로 분류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북한이 외교와 위협을 적절히 구사해 한국의 원조와 투자를 끌어낼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한국 정부의 신중한 접근을 주문했다.
워싱턴=이태규특파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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