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2기 행정부 인선이 사실상 완료됐다. 오바마 대통령은 2일 상무장관에 여성기업인 페니 프리츠커(53)를, 무역대표부(USTR) 대표에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국제담당보좌관 마이크 프로먼(50)을 각각 지명했다. 상원이 둘의 인준을 마치면 오바마 집권 2기의 주요 각료 라인이 재정비된다.
프로먼은 오바마와 하버드 법학대학원 학창 시절을 함께 지낸 최측근으로 주요8개국(G8) 및 주요20개국(G20) 국제회의에서 오바마 대통령의 조언자 역할을 했다.
프리츠커는 호텔 체인 하얏트를 공동 설립한 도널드 프리츠커의 딸로, 부동산 투자회사 프리츠커리얼티그룹 설립자 겸 최고경영자다. 경제전문지인 포브스는 프리츠커의 총재산을 18억5,000만달러로 추산했다. 노동계의 거센 반발로 1기 상무장관 입각에 실패했던 프리츠커의 인준 과정에서 탈세 의혹, 하얏트와 노조의 불협화음 등이 쟁점으로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포스트는 “오바마 대통령이 각료 18명중 11명을 교체하고 7명을 유임하는 2기 행정부 진용을 완성했다”며 “각료 18명 중 1기에 8명이던 백인 남성이 2기에서는 10명으로 늘어난 반면 여성은 8명에서 7명으로, 흑인은 4명에서 3명으로, 아시아계는 3명에서 1명으로 각각 줄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대선에서 오바마 당선에 결정적으로 기여한 히스패닉계는 한 명에 불과했다. 히스패닉계 인권단체인 라자 위원회의 제닛 머르구이아 회장은 “히스패닉계가 2명 이상 입각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철저히 소외됐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뉴욕타임스는 내각 인선은 완료됐지만 행정부의 주요 요직은 무더기 공석 사태를 빚고 있다고 보도했다. 국무부는 대 테러 및 안보 담당자 등 고위직 25% 가량이 공석이다. 존 케리 국무장관은 지금 중동, 아시아, 유럽과 아프리카의 지역담당 차관보 없이 혼자 일하고 있다.
국방부는 곧 물러나는 아시아ㆍ태평양 담당 차관보 후임을 물색해야 하고 국세청장은 지난해 11월 이후 공석이다. 재무부는 차관 한 명, 국토안보부는 사이버안보를 담당하는 책임자 두 명, 상무부는 수석 이코노미스트를 포함한 무려 30%의 고위직 자리가 비어있다.
유인호기자 yi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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