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초청으로 5박 6일간 미국을 방문, 한미정상회담 등을 갖기 위해 내일 출국한다. 박 대통령의 이번 방미는 취임 후 첫 해외 방문이자 한미동맹 60주년, 한국전쟁 정전 60주년에 즈음해 이뤄지는 것이어서 각별한 의미를 갖는다. 7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집권 2기를 맞은 오바마 대통령과 갖는 첫 정상회담 결과는 향후 한미관계를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우리가 이번 한미정상회담에 특히 기대를 거는 이유는 개성공단 가동 중단, 북핵 위기 고조 등 한반도 비상한 상황의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는 계기라고 보기 때문이다. 전임 이명박 정부시절부터 양국 정부간에는 대북정책을 놓고 큰 의견차가 없었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의 대북 강경 일변도 정책이나 오바마 1기 행정부의'전략적 인내'(strategic patience) 정책이 한반도 상황을 개선하기는커녕 오히려 악화시켰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한미 정상은 이런 실패를 거울 삼아 이번에 한반도 위기 국면을 전환할 수 있는 실질적인 방안을 찾아야 한다.
박 대통령은 전임 정부의 강경정책과는 결이 다른 한반도 신뢰프로세스 구축을 대북정책으로 추진하고 있지만 북측의 호응을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다. 이번 방미는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에 대한 오바마 대통령의 이해와 공감대를 넓히는 기회가 되어야 한다. 양국 정상이 북한의 도발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단호한 자세를 재확인하는 한편 북한이 도발 대신 대화의 장으로 나올 수 있도록 하는 확실한 방안을 제시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한반도 국면 전환을 위해서는 남북간 대화와 북미간 대화가 엇나가지 않고 잘 맞물려 들어갈 필요가 있다. 박 대통령의 한ㆍ미ㆍ중 전략대화 구상 대한 공감대 확대도 중요하다. 최근 들어 대남 위협 강도를 낮추고 있는 북한도 워싱턴 한미정상회담이 자신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던질지 예의주시하고 있을 것이다.
그 외에도 이번 한미정상회담에서는 동북아 평화협력 구상, 한미자유무역협정(FTA)의 원활한 이행 등 경제통상 협력 증진, 원자력협정 문제 등의 양자 협력과 기후변화, 개발협력 등 글로벌 어젠다에 대한 파트너십 강화 방안도 협의된다. 구체적인 사항에서는 이견도 적지 않을 것이지만 한미동맹 60주년을 맞아 양국관계를 한층 성숙시켜야 한다는 공감대가 있는 만큼 원만하게 조정될 것으로 본다. 박 대통령의 첫 한미 정상회담이 다방면에서 큰 성과를 거두기를 기대해 마지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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