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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백인 중년층“살기 힘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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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백인 중년층“살기 힘들어...”

입력
2013.05.03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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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불황으로 미국 백인 중년층의 자살이 최근 10년간 40% 가량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 질병예방통제센터(CDC)가 2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10년 중년층(35~64세) 인구 10만명당 18명이 자살했다. 1999년(10만명당 14명)보다 28% 늘었다. 특히 백인 중년층의 자살률은 10만명당 16명에서 22명으로 40%나 급증했다. 흑인과 히스패닉 중년층의 자살률은 큰 변동이 없었다. 성별로는 여성(10만명당 8명)보다 남성의 자살률이 10만명당 27명으로 3배 이상 높았다.

정확한 자살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2007년 세계 금융위기의 여파로 실업자가 늘고, 부동산 경기가 침체하는 등의 경제적 문제가 주된 이유로 보인다. 폭력방지 프로그램 전문가인 팻 스미스는 “생계를 짊어진 중년층들은 실업이나 임금 삭감 등으로 자존심이 무너지면서 벼랑 끝에 서게 됐다”고 말했다.

전후 베이비붐 세대의 자살률도 높아졌다. 50대 남성의 자살은 2010년 10만명당 30명으로 10년새 50% 가까이 늘었다. 풍요로운 환경에서 자란 이들이 최근 10년간 경제적 위기에 빠지면서 쉽게 무너졌다는 것이다.

줄리 필립스 럿거스대 사회학 조교수는 “결혼제도의 변화, 사회적 고립, 가족의 역할에 대한 중압감 등 베이비붐 세대들은 이전 세대와는 확연히 다른 삶을 살아왔다”며 “자살의 이유를 하나로만 꼽을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수면제 등 약물과다 복용도 자살 증가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CDC는 1999년에는 사망원인이 8위였던 자살이 암, 심장질환, 교통사고에 이어 4위로 올랐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청소년과 노년층 위주의 자살예방 프로그램을 중년층에도 확대해야 한다고 말한다.

강지원기자 styl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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