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화성사업장에서 또 다시 불산 누출사고가 발생했다. 1명이 숨지고 4명이 다친 바로 그 곳에서 3개월 만에 비슷한 안전사고가 반복된 것이다. 사고는 반도체 생산라인에 새 불산 탱크를 설치하면서 기존 배관라인을 연결하기 위해 배관을 자르다 안에 고여있던 불산이 누출된 것이라고 한다. 다행히 작업자 3명은 가벼운 화상만 입었지만, 산업 현장의 안전불감증을 고칠 획기적 대책이 시급하다.
삼성전자는 1월 사고 후 철저한 안전관리를 약속했다. 하지만 안전불감증은 여전했다. 작업은 달랑 하청협력업체 작업자 3명이 했다. 잔류 불산을 확인하지 않고 배관을 절단했는데도 아무런 통제가 없었다. 누출사고 신고도 3시간여가 지난 후에야 이루어졌다.
산업현장의 유해화학물질 관련 화재, 폭발, 누출사고가 빈번하다. 지난해 관련 사고 재해자는 1,211명으로 최근 3년 사이에 제일 많았다. 5명이 숨지고 1만여 명이 치료를 받은 지난해 9월의 경북 구미 불산 누출 사고가 대표적이다. 올 들어선 삼성전자 사고 외에, 3월에만 대림산업 여수공장 고밀도 폴리에틸렌 저장탱크 폭발로 6명이 사망했고, 하이닉스 청주공장에서도 반도체 공정 감광액과 염소가스가 누출됐다.
안전불감증이 고쳐지지 않는다면 관련 규정과 처벌 강화를 통해서 경각심을 일깨울 수밖에 없다. 국회 환노위는 유해화학물질 누출사고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유해화학물질관리법 개정안'을 법사위에 넘겼으나 처리가 유보됐다. 노동부 역시 유해물 관리 원청업체의 안전관리책임을 크게 강화하는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을 추진 중이지만 뚜렷한 진전이 없다. 차제에 입법을 서둘러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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