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마르 다 실바 산토스 주니어(21ㆍ산토스FC). 2014년 브라질 월드컵을 기다리고 있는 축구팬이라면 반드시 기억해야 하는 이름이다. 자국리그와 대표팀에서 종횡무진 활약을 펼치고 있는 네이마르는 브라질 월드컵을 자신의 무대로 만들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다하고 있다. 특히 한국이 11년 만에 브라질과 친선경기를 추진 중이라 네이마르에 대한 팬들의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세계 축구 최고의 이슈메이커인 네이마르에 대한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한국일보는 국내 언론 최초로 단독 인터뷰를 시도했다. 에닝요(전북) 등이 소속된 투비원 엔터테인먼트(www.twobe1.com)의 도움으로 진행된 인터뷰는 이메일을 통해 이뤄졌다. 유럽 이적,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 월드컵, 축구 철학까지 네이마르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세세하게 담았다.
국가대항전서만 메시와 맞대결
세계 축구계에서 최고 주가를 달리고 있는 네이마르의 거취는 그야말로 핫 이슈다. 축구명문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가 벌써부터 영입전에 열을 올리고 있다. 특히 바르셀로나는 네이마르를 잡기 위해 혈안이 돼있다. 올 시즌 파리 생제르맹으로 이적한 루카스 모우라가 브라질 선수 중 역대 최대 이적료(약 646억원)를 찍었다. 네이마르가 최고 이적료를 다시 경신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팽배하다. 하지만 네이마르는 유럽 진출에 대해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밝혔다. “저는 산토스와 2014년까지 계약돼있다. 루카스 일은 기쁘게 생각한다. 아직 유럽 진출 시기는 아닌 것 같다.”
유럽 무대에서 메시와 함께 뛰는 모습도 다소 늦어질 전망이다. 그는 ‘언제쯤 메시와 대결하는 모습을 볼 수 있겠는가’라는 질문에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대표팀 경기가 있는 날이다. 저의 유럽 무대 진출은 아직 이른 것 같다”고 재차 강조했다. 선호하는 구단도 특별히 없다. “선호하는 팀은 없다. 잔디가 있고 공만 있으면 만족한다.”
네이마르는 네이마르, 메시는 메시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는 남미 축구의 양대산맥이다. 그렇다 보니 자국 최고의 스타인 네이마르와 메시는 시시때때로 비교된다. 네이마르와 메시를 두고 ‘축구전설’ 펠레와 마라도나까지 설전을 벌여 두 선수의 라이벌 의식을 더욱 높인 측면도 있다. 그러나 네이마르는 아직까지 자신이 부족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메시는 현재 최고의 선수로 손꼽히고 있다. 이러한 선수와 비교해주는 것만으로도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 하지만 메시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대단히 뛰어나다.”
네이마르를 그냥 네이마르로 봐달라는 당부의 말도 남겼다. ‘언제 메시를 뛰어 넘을 수 있다고 생각하나’는 질문에 그는 “저의 축구는 개인적인 기록을 세우기 위해 또는 어떤 선수를 뛰어넘기 위해서가 아니다. 경기장에 들어갔을 때에는 팀을 돕기 위해 최선을 다할 뿐이다. 팀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한다면 그 외의 기록들은 자연스레 따라올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펠레 그리고 산토스
네이마르는 브라질뿐 아니라 ‘펠레의 팀’이라 불리는 산토스의 간판 스타다. 산토스 유스 출신인 네이마르는 2009년 처음으로 산토스 성인팀에 데뷔했다. 2012년 2월 그는 산토스 유니폼을 입고 통산 100골을 돌파했다. 펠레에 버금가는 골 행진이라 브라질 국민들은 네이마르를 ‘펠레 아바타’라 부르고 있다. 하지만 네이마르는 ‘우상’ 펠레의 활약에 미치지 못한다고 선을 그었다. “진심으로 펠레를 존경한다. 선배님의 업적에 아직 가까이 가지 못했다. 개인적으로 펠레 선배님은 역대 최고의 선수라 생각한다.” ‘이미 산토스의 전설이 된 펠레와 비견되기 위해 어떤 업적을 세워야 한다고 생각하냐’고 물으니 “산토스에 최대한 많은 타이틀을 안기며 팬들을 기쁘게 해드리고 싶은 바램뿐”이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네이마르는 자국에서 열리는 월드컵 이후 유럽에 진출하겠다고 선언해 국민들에게 더욱 사랑을 받고 있다. 브라질 축구를 위해 자신의 이적을 늦추는 태도에 팬들은 절대적인 지지를 보내고 있는 것. 이로 인해 산토스 경기가 있는 날이면 네이마르를 보기 위해 경기장이 북새통을 이루는 광경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지난 2월 산토스와 대결을 펼친 전북 선수들도 엄지 손가락을 들어올렸다. 공격수 이동국은 “저 정도의 순간 스피드라면 수비수들이 알고도 막지 못할 것”이라며 네이마르를 극찬했다.
브라질 국민 원성이 ‘보약’
엘리트 코스를 밟고 성장한 네이마르는 이미 성인대표팀의 주축이 됐다. A매치 32경기에 출전해 20골을 넣고 있다. 지난 4월 볼리비아, 칠레와 친선경기에서는 3골을 몰아넣기도 했다. 2010년 7월 처음으로 A대표팀에 뽑힌 그는 ‘카나리아 군단’에 합류 후 첫 경기인 8월 미국과 경기에서 결승골을 넣으며 화려한 데뷔전을 치렀다. 그러나 2011년 코파 아메리카컵과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기대 만큼의 활약?펼치지 못했다. 성인대표팀에서의 첫 메이저대회인 코파 아메리카컵에서 2골을 넣는데 그쳤고, 브라질은 8강에서 탈락했다. 런던 올림픽에서는 3골을 터트렸고 은메달까지 차지했지만 국민들의 기대치에는 미치지 못한 게 사실이다.
월드컵 최다 우승(5회) 국가인 브라질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이 역대 최저로 떨어졌다. 월드컵 예선을 치르지 않다 보니 랭킹 포인트를 쌓지 못했고, 19위까지 추락한 것. 친선경기에서도 삼바 축구의 위력을 뽐내지 못한 터라 국민들의 원성이 날로 커지고 있다. 네이마르는 브라질의 부진에 대해 입을 열었다. “매 경기마다 이길 수는 없다. 때로는 좋지 않은 결과가 저희들을 더욱 성장할 수 있도록 만들어준다. 어디서부터 잘못됐는지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저희가 브라질 국민 모두를 대표하는 선수고, 국민들이 정말 축구를 사랑하기 때문에 원성이 높아지는 건 당연하다.”
처음으로 출전하는 월드컵에 대한 포부와 목표도 밝혔다. “첫 번째 월드컵이라 영광이고 설렌다. 더더욱 그 장소가 브라질이어서 기쁘다. 개인적인 목표는 없다. 세계적인 대회에서는 선수 모두가 팀만 생각하고 서로 도와야 한다. 개인적으로 동료들과 팀에 도움이 많이 되는 선수가 되고 싶다.” 마지막으로 한국 팬들에게 인사말도 남겼다. “네이마르를 아껴주고 많은 관심을 가져줘 진심으로 감사 드립니다. 산토스, 브라질 대표팀 그리고 저 네이마르를 앞으로도 애정을 갖고 지켜봐 주세요. 고맙습니다. 코리아 팬분들!”
김두용기자 enjoyspo@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