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현지에서 진행중인 남북 실무협상이 진통을 겪으면서 우리 측 인원 7명이 2일에도 귀환하지 못했다. 홍양호 개성공단관리위원장 등 우리측 잔류 인원 7명은 이날 개성공단 입주업체들의 미수금 문제를 놓고 북한 측과 사흘째 협상을 벌였지만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북한 근로자들 체불 임금과 소득세 부분에서 양측이 입장 차를 상당 부분 좁혔지만 구체적인 액수와 형식에 대한 의견 차이로 합의가 늦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당국자는 이날 “오늘 우리 측 인원의 귀환은 이뤄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면서 “북한과의 실무 협의는 계속 진행되지만 아쉽게도 내일 우리측 인원 귀환할지도 현재까지 결정된 바 없다”고 전했다. 이 당국자는 “당초 우리 협상팀이 이날 중 귀환 가능성을 열어뒀지만 미수금 액수와 완제품 반출 여부 등 몇 가지에서 이견이 계속됐다”고 말했다.
북한은 북측 근로자에게 미지급된 3월 임금 720만 달러(약 80억원)와 소득세, 통신료 등을 포함해 1,000만 달러 이상을 우리 측에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과의 실무협의가 타결될 경우 우리측 현금수송차가 북쪽으로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북측이 주장한 액수가 타당한지를 세부내역서를 통해 확인하는 한편 입주기업들이 원하는 공단 내 완제품 및 원부자재 반출을 요구 중이다. 통일부는 북측과 미지급금 규모에 합의할 경우 정부가 일괄적으로 대납한 뒤 우리 업체들과 사후에 정산하는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
우리 측 인원 7명이 귀환하게 되면, 개성공단은 가동 9년 만에 우리 국민이 단 한 명도 남지 않게 된다.
이런 가운데 북한의 대남 선전용 웹사이트 ‘우리민족끼리’는 “얼마 전 미 국무부 부장관이란 자가 괴뢰들이 중대조치요, 뭐요 하면서 공업지구 안의 저들 인원을 철수시킨 데 대해 ‘전적인 지지’니 하며 부추겨댔다”며 “개성공업지구를 깨버리려는 책동이 미국의 배후조종에 의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한편 우리 정부는 이날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의 긴급 유동성 지원을 위해 총 3,000억원 규모의 운전자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정부는 우선 피해가 발생한 입주기업에 630억원 규모의 남북협력기금 특별대출을 금리 2% 수준으로 지원키로 했다.
또 1,000억원 규모의 중소기업창업 및 진흥기금을 금리 2% 수준으로 지원하는 한편 ‘정책금융공사 온렌딩’(1,000억원), ‘신용보증기금·기술보증기금 특례보증’(369억원) 등을 통한 지원도 하기로 했다. 오는 6일쯤부터 수출입은행 등을 통해 지원 신청은 이뤄진다. 정부는 이와 별도로 3,000억원 규모의 남북협력기금 경협보험 자금지원을 추진중이라고 밝혔다.
박석원기자 s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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