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 통일, 북한 개성공단 존폐 영향 미칠 행동 시 희망 없어
개성공단에 남아 있는 우리측 인원 7명의 귀환이 얼마 남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개성공단의 운명 및 북한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우리측 인원이 모두 귀환하면 개성공단에는 우리측 인원이 1명도 남지 않아 개성공단은 잠정 폐쇄 상태에 돌입하게 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남북 경협 최후의 보루인 개성공단은 가동 9년 만에 존폐 기로에 서게 됐다.
전문가들은 먼저 남북 모두 개성공단 완전 폐쇄에 대해선 상당한 부담을 느끼고 있어서 당장 폐쇄되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남북 양측이 당분간 숨 고르기에 들어갈 공산이 크다는 것이다.
우리 정부가 개성공단 체류 남측 근로자 철수를 결정했지만 개성공단의 안정적 유지ㆍ발전 원칙은 여전하다는 입장인데다 북측도 개성공단의 책임은 남측에 있다는 원론적 주장만 되풀이하며 아직은 ‘완전 폐쇄’주장을 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또 우리측은 개성공단이 유일한 남북경협 창구라는 점을 염두에 두고 단전ㆍ단수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 북측도 근로자 5만4,000여명의 생계가 달렸고, 외자유치 경제특구개발 척도라는 점을 염두에 두고 있다.
한 대북 전문가는 “북한이 도발 명분으로 삼은 한미 군사훈련도 지난 달 30일 종료됐고, 한미 정상회담(7일)에서 한반도 평화 정착 문제가 논의될 것으로 예상돼 개성공단이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지는 않을 것 같다”고 밝혔다.
그러나 북한이 개성공단 폐쇄나 자체 가동, 외자 유치 등을 시도할 가능성도 있다. 실제 북한은 금강산 관광과 관련해서도 남측의 근로자들이 철수하자 남측 재산을 몰수하고 중국 관광객들을 모집해 달러를 벌어들이고 있다. 하지만 북한이 자체적으로 공단을 운영하거나 중국 등을 통한 외자 유치는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이다. 공단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전력이 필요한데 현재 북한의 전력난 등을 고려해 볼 때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개성공단을 예전과 같이 군사기지로 변모시킬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하고 있다. 북한 군부는 지금도 개성공단을 못마땅하게 여기고 있고,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군부에 힘을 실어주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한편 류길재 통일부 장관은 2일 국회 도서관에서 열린 대북정책 세미나 축사에서 “향후 개성공단이 정상화된다고 하더라도, 우리 체제와 내부에 관한 문제를 걸어서 남북간 공동 노력의 상징이자 산물인 개성공단의 존폐에 영향을 미치는 행동을 북한이 하게 된다면 개성공단은 희망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류 장관은 “정부는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 노력도 결코 포기하지 않겠다”며 “북한은 잘못된 과거의 틀에서 벗어나서 우리가 건네는 신뢰의 손짓에 화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정원기자 sjw@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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