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이 정부가 지원책을 마련하면서 급한 불을 끄게 됐다. 하지만 무상 지원이 아닌 대출이어서 장기적으로는 부담스럽다는 입장이다.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은 2일 정부가 발표한 총 3,000억원 규모의 연리 2%대 지원대책을 환영하면서도 무상지원이 아닌 대출이라는 점을 부담스럽게 받아들이고 있다. 섬유업체 A사 대표는 "정부 지원책으로 당장 직원들의 지난달 월급 5,000여만원을 해결할 수 있게 돼 급한 불은 끄게 됐다"며 "하지만 보다 장기적이고 근본적인 대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부품제조업체 B사 대표 역시 "이번 정부 지원대책은 시중은행보다 현저히 낮은 금리로 대출을 받을 수 있어 분명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도 "개성 공단 조업이 언제 재개될지 모르는 상황이라 2%대 금리 대출도 갚아나갈 길이 막막하다"고 말했다.
이처럼 개성공단 입주기업들 사이에 정부대책을 두고'단비'와 '언 발에 오줌 누기'라는 분위기가 공존하고 있지만 어느 기업 하나 선뜻 무상지원을 요구하지는 못하고 있다. 세금을 활용한 대책인 만큼, 조건 없는 지원은 고스란히 국민들의 부담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의류업체 C사 대표는 "무상지원까지 요구하는 것은 염치 없는 일"이라며 "이른 시일 내 남북대화를 성사시켜 공장가동을 재개하는 것만이 입주기업과 국민 모두에게 가장 이상적인 지원책"이라고 주장했다. 공단이 재개될 때까지 현재 나와 있는 정부지원책을 최대한 활용하겠다는 것이 입주기업들의 중론인 셈이다.
이에 따라 정부지원을 위한 세부지침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는 분위기다. 옥성석 개성공단기업협회 부회장은 "현재까지 지원책에 대한 항목만 발표됐을 뿐 접수기간 신청서류 등 정확한 지침은 없다"며 "통일부, 수출입은행, 중소기업진흥공단 등에 세부지침을 마련해 달라고 건의해 놓았다"고 밝혔다.
옥 부회장은 이어 "3일 발족하는 비상대책위원회 안에 특별법제정팀, 정부대응팀, 피해규모산출팀 등 전담반을 만들 계획"이라며 "이를 통해 보다 전문적인 피해대책안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박주희기자 jxp938@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