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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 모시기 대신 스타를 키웠다

입력
2013.05.02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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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대 리그 천문학적 이적료 쓸 때

유소년 시스템 강화 선수 육성

최근 5년 1조원 투자 샛별 발굴

과거의 파워 축구 고집 버리고

기술·압박 가미한 새로운 축구

남아공 월드컵 이후 급성장세

도르트문트 평균 관중 유럽 1위

뮌헨 좌석 점유율 100% 자랑

4대리그 중 수입원 가장 안정돼

사상 첫 독일 분데스리가 클럽간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맞대결이 성사되면서 '분데스리가의 전성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바이에른 뮌헨과 보루시아 도르트문트가 26일 오전 3시45분(한국시간)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챔피언스리그의 우승컵 '빅이어'를 놓고 격돌하게 됐다. 어느 팀이 이기든 분데스리가는 12년 만에 유럽무대의 왕좌에 오르게 된다. 와신상담에 성공한 분데스리가의 힘을 분석해봤다.

1970~80년대 최고의 리그로 각광을 받았던 독일 분데스리가는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 이후 내리막길을 걸었다. 스페인과 잉글랜드, 이탈리아는 물량 공세를 퍼부으며 스타 모시기에 나섰고, 저마다 세계 최고의 리그를 표방하며 의욕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하지만 독일은 동서독의 통일로 인해 재정 위기가 찾아와 세계 축구의 흐름을 쫓아가는데 실패했다.

독일은 다른 방향으로 세계 정상을 향해 묵묵히 걸어갔다. 세계적인 스타를 천문학적인 금액을 투자해 사들이기보다는 '거품 빼기'에 초점을 맞췄다. 4대 축구리그(스페인,잉글랜드,독일,이탈리아)의 역대 최고 이적료를 비교했을 때 분데스리가가 가장 낮은 것도 이 같은 이유다. 하비 마르티네스의 4,000만유로(약 580억원)가 독일 클럽이 지출한 최대 이적료다. 스페인의 경우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의 8,000만파운드(약 1,370억원)가 최다 금액. 이처럼 독일은 스타 마케팅보다는 유소년 시스템을 통한 스타 발굴과 육성이라는 효율성에 초점을 맞췄다.

분데스리가는 최근 5년 동안 무려 1조원을 유소년 시스템 강화를 위해 투자했다. 토마스 뮐러와 토니 크로스(이상 바이에른 뮌헨), 마리오 괴체, 마르코 로이스(이상 도르트문트)가 유소년 시스템이 배출한 독일 출신의 스타. 독일은 1ㆍ2부 36개 팀이 모두 의무적으로 유소년 팀을 운영하게 만들었고, 계속해서 투자 금액을 늘려 시스템 정착을 도왔다. 자국 스타가 별로 없는 다른 리그와 달리 독일은 이러한 투자가 뮐러와 괴체 등의 신성 탄생으로 연결되고 있다. 독일은 UEFA의 A, B급 자격증을 가진 지도자도 가장 많다. 3만5,000여 명에 이르는 우수한 지도자들이 유망주들을 길러내는 선순환구조가 형성되고 있는 셈이다.

과거 독일은 체력과 힘을 기반으로 하는 '파워 축구'로 승부수를 걸었다. 하지만 지도자들이 다양한 기술을 접목하면서 축구 스타일도 달라지고 있다. 기존의 특징을 살리되 선진 기술을 결합했다. 이러한 노력으로 2006년 독일 월드컵 이후 '전차군단'의 특성도 달라지기 시작했다. 타고난 힘에 기술과 압박이 가미되면서 독일 축구는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서 센세이션을 일으키기도 했다. UEFA 랭킹에서도 독일은 이탈리아 세리에A를 따돌렸고, 2위 프리미어리그를 턱밑까지 추격했다.

인기와 수익이 뒷받침되지 않았다면 독일 축구는 성장하지 못했다. 분데스리가는 지난 10년간 유럽에서 평균 관중 1위를 기록하고 있다. 2011~12 시즌 분데스리가는 평균 관중 4만5,116명으로 프리미어리그(3만4,602명)와 프리메라리가(2만8,462명)를 압도했다. 2012~13 시즌 3월까지의 평균 관중에서도 당당히 1위를 달리고 있다. 특히 도르트문트는 8만451명으로 최다 평균 관중을 찍고 있다. 바이에른 뮌헨은 좌석 점유율 100%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하며 7만1,000명의 평균 관중을 불러 들이고 있다.

충성도 높은 관중 덕분에 수익 구조도 개선됐다. 분데스리가는 4대 리그 중 수익원이 가장 안정적이다. 회계법인 딜로이트에 따르면 바이에른 뮌헨의 매출 중 광고와 TV 중계권 등이 차지하는 비중이 55%에 달한다.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는 36~39% 선이다. 티켓 가격이 다른 리그보다 저렴하지만 좌석 점유율이 90%에 가까워 훌륭한 수입원이 되고 있다. 2011~12 시즌 재정 보고서에 따르면 분데스리가의 총 매출은 전년도 대비 7.2%나 상승했다.

김두용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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