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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억류 미국인 카드로 美와 대화 물꼬 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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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억류 미국인 카드로 美와 대화 물꼬 트나

입력
2013.05.02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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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5개월 넘게 억류 중인 한국계 미국인 캐네스 배(한국명 배준호)씨에게 15년의 노동교화형을 선고했다고 2일 밝혔다. 북미 관계가 냉각 국면인 상태에서 북한이 높은 형을 선고한 것은 역설적으로 미국을 대화로 이끌어 들이려는 포석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지난해 11월 3일 라선시에 관광 명목으로 입국했다가 체포된 미국 공민 배준호에 대한 재판이 지난달 30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최고재판소에서 진행됐다"며 "최고재판소는 반공화국 적대범죄행위를 감행한 배준호에게 15년의 노동교화형을 언도했다"고 전했다. 노동교화형이란 주로 탄광 주변에 설치된 교화소에 수감돼 강도 높은 노동을 하는 신체형으로 알려져 있다. 살인과 강도, 절도, 강간 등의 일반 형사범과 사기, 횡령 등 경제범 가운에 2년 이상의 중범자에게 선고된다. 노동교화형이 확정된 수형자는 10일 내에 노동교화소로 이송된다.

북한은 2009년 체포된 한국계 유나 리와 중국계 로라 링 등 미국 여기자 2명에게 각각 12년의 노동교화형을, 2010년 불법 입국혐의로 체포된 미국인 말론 곰즈씨에게는 8년의 노동교화형을 선고한 바 있다. 따라서 배씨에게 15년형을 선고한 것은 전례에 비춰 중형이라는 분석이다.

이를 두고 최근 북한이 장거리 로켓 발사와 3차 핵실험 등으로 관계가 악화한 미국에 압박을 가해 경색된 북미 관계를 풀고자 하는 의도가 담긴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로 이날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이 존 케리 미 국무장관 앞으로 서한을 보내 방북 의사를 전달한 사실이 알려진 것도 이런 관측을 가능케 한다. 카터 전 대통령이 2010년 북한을 방문해 곰즈 씨를 데리고 나온 것처럼 이번에도 배씨의 귀환을 위해 방북, 북미 대화의 문을 여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북한이 미국인 억류 문제를 고리로 북미 관계 개선을 시도한 경우는 여기자 2명 억류 사건 때가 대표적이다. 북한은 2009년 5월 2차 핵실험 이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로 궁지에 몰렸으나 같은 해 8월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방북해 미국 여기자 2명과 함께 귀국한 것을 계기로 대화 국면이 만들어졌다. 이어 같은 해 11월에는 스티븐 보즈워스 당시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특사 자격으로 북한을 방문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카터 전 대통령의 방북이 성사될 경우 북한은 미국과의 대화를 모색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억류 미국인을 석방함으로써 인도주의 면에서 이미지를 제고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김성환기자 bluebir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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