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이르면 내년 상반기에 영변에 건설 중인 실험용 경수로를 정상 가동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미국 존스홉킨스대 국제대학원 한미연구소의 북한동향 정보사이트 ‘38노스’는 1일(현지시간) 영변 복합 핵시설을 촬영한 위성사진을 분석해 이 같은 결론을 내렸다.
북한은 영변에 기존의 5MW(메가와트)급 흑연감속로 외에 100MW 규모의 실험용 경수로를 건설해왔다. 38노스는 3~4월 사이 촬영된 위성사진을 근거로 경수로 주변 배관시설이 상당히 진척돼 공사가 마무리 단계에 있으며, 내부 작업도 완료됐을 것으로 판단했다. 따라서 북한이 조만간 9~12개월이 소요되는 시험가동을 거쳐 내년 상반기에는 정상 가동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38노스는 예상했다. 그 동안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북한이 경수로를 짓는데 큰 기술적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38노스는 북한이 2010년 우라늄 농축시설을 공개한 사실을 감안, 경수로 가동에 필요한 연료봉 제조용 저농축 우라늄을 충분히 확보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당시 농축시설 공개에 앞서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2010년대에는 자체의 핵연료로 돌아가는 경수로 발전소가 우리의 대답으로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북한의 경수로는 민간용 전력 생산에 적합하게 설계됐지만 폐연료봉에서 순도 높은 플루토늄 추출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북한으로선 경수로 가동을 통해 핵폭탄을 만들 기반을 갖추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북한이 경수로 건설에 속도를 내는 것은 시간이 한국이나 미국 편이 아니라는 점을 부각시켜 협상을 압박하기 위한 계산이란 분석이 나온다. 국방부는 2일 “이것이 경수로인지 또 다른 원자로인지는 확인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워싱턴=이태규특파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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