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새 사장에 김종국(57) 대전MBC 사장이 선임됐다. 김 신임 사장은 MBC 노조의 거센 비판을 받아오다 최근 사퇴한 김재철 전 사장 라인으로 분류되는 인물이다. 임기는 김 전 사장의 잔여임기인 내년 2월 정기 주주총회까지 약 10개월간이다.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이하 방문진)는 2일 서울 여의도 사무실에서 사장 후보 면접 후 투표를 통해 이사 9명 중 과반수의 표를 얻은 김 사장을 신임 사장으로 내정했다. 김 사장은 이후 방문진, 정수장학회 등 MBC 주주들이 참가한 총회에서 사장으로 선임됐다.
김 신임 사장은 고려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1981년 MBC 보도국에 입사해 미국 로스앤젤레스 특파원과 경제부장, 정치부장, 기획조정실장, 마산MBCㆍ진주MBC 겸임 사장, MBC경남 초대 사장 등을 지냈다. 지역사 통폐합과 대전 MBC 사장 시절 조합원 고발, 해고로 노조와 불화가 컸다. 최창영 방문진 사무처장은 "방문진 이사회는 지난해 큰 내홍을 겪었던 MBC를 빨리 복원하는 데 최선을 다할 인물이 사장이 돼야 한다는 점에 초점을 뒀다"며 "김 사장은 면접에서 법과 원칙에 입각한 경영을 하고 국민의 신뢰를 많이 못 받는 보도 및 시사 부문에 중점을 두겠다는 말을 했다"고 말했다.
앞서 방문진은 사퇴한 김재철 사장 후임에 신임 김 사장을 비롯해 구영회 전 MBC 미술센터 사장, 안광한 MBC 부사장, 최명길 MBC 보도국 유럽지사장을 후보로 검토했다. 방문진의 이날 투ㆍ개표는 과반수 후보가 나오면 자동으로 중단되기 때문에 최종 득표를 알 수 없지만 6명인 여당 추천 이사들의 의중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야당 추천 이사들은 김 신임 사장을 '김재철 전 사장의 아바타'라며 임명에 반대해왔다.
MBC 노조는 투표 결과에 대해 '김재철 전 사장 체제의 연장'이라며 반발했다. 노조는 "방문진은 결국 대다수 MBC 구성원들이 원하지 않은 길을 선택했다"며 "여당 6, 야당 3의 태생적 한계를 가진 방문진 결정을 보며 피눈물을 삼킨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김재철 3년 전면감사 ▲무너진 공정성과 신뢰도 회복 ▲해고자 복직 ▲보복성 징계 무효화 등 MBC 정상화를 위한 7대 과제를 제시했다.
언론노조, 민언련, 언론연대 등 언론 관련 단체들은 3일 오전 11시 서울 여의도 MBC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번 MBC 새 사장 선임을 김재철 체제 연장 기도로 규탄할 계획이다.
허정헌기자 xscop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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