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불산 누출로 5명의 사상자를 낸 삼성전자 반도체 화성사업장에서 또다시 불산이 누출돼 작업자 3명이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2일 오전 11시 30분쯤 경기 화성시 반월동 삼성전자 화성사업장 11라인 중앙화학물질공급장치(CCSS) 탱크룸에서 불산 희석액 배관 철거작업 중 불산액이 소량 누출됐다. 당시 현장에는 배관철거 협력업체인 성도ENG 직원 최모(46)씨 등 5명이 작업 중이었다. 이 중 최씨 등 작업자 3명이 피부발진 등 이상증세를 보여 아주대병원으로 옮겨져 치료 중이다.
사고는 지난 1월 불산이 누출된 탱크를 철거한 뒤 새로 설치한 탱크에 기존 배관을 연결하던 중 기존 배관에 남아있던 불산 희석액이 흘러 내리면서 발생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정확한 누출량은 알 수 없지만 작업자들이 배관을 절단하자 내산복 위로 한번 주르륵 흐른 정도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작업자들은 내산복과 내산 장갑, 고글, 마스크, 방제복 등을 착용하고 있었지만 불산 희석액이 소매를 타고 흘러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이들은 사다리로 올라가 작업하느라 내산 장화 대신 안전화를 신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사고 직후 삼성전자 소방대가 출동, 소석회를 뿌리고 흡착포를 이용해 10분 만에 중화작업을 마무리하고 작업자 3명을 병원으로 옮겼다. 나머지 2명은 별다른 이상이 없어 검진을 받지 않았다. 최씨 등은 "목이 칼칼하고 어지럽고 손목 등이 화끈거린다. 침을 삼킬 때 아프다"고 말했으며, 진단 결과 최씨는 팔과 목, 발목 부위 피부가 불산에 노출돼 빨갛게 일어나는 1도 화상을 입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작업자 3명 모두 장기 등에는 이상이 보이지 않는다는 의료진 소견을 받았다"며 "지난 1월에 이어 3개월만에 또 사고가 발생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화성=김기중기자 k2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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