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가 3차 양적완화(QE3)에 대한 탄력 운용을 시사하자 2일 원ㆍ달러 환율이 등락을 거듭했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6원 하락한 1099.6원으로 시작했으나 이후 낙폭을 만회하면서 1,101.6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처럼 환율 변동이 컸던 이유는 1일(현지시간) Fed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직후 발표한 성명 때문이다. 벤 버냉키 Fed 의장은 “최근 미 경제가 완만한 속도로 확장하고 있는 만큼 매달 850억달러 규모의 채권을 사들이는 현행 QE3를 당분간 유지할 필요가 있다”며 “다만 노동 시장 전망이나 인플레이션 상황 등에 맞춰 채권 매입 규모를 늘리거나 매입 속도를 줄일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실업률이 6.5% 밑으로 떨어지거나 물가상승률이 2%(최고 2.5%)를 넘기면 기준금리 인상을 고려할 수 있다는 종전 정책 목표치 만이 아니라 경기 상황에 따라 채권 매입 규모를 늘리거나 매입속도를 줄일 수 있다는 의견을 추가한 것이다.
시장에선 이런 Fed의 성명에 대해 해석이 엇갈렸다. 연초 단행한 소득세 인상과 3월 발동한 연방정부의 예산 자동 삭감으로 경기회복 속도에 탄력이 붙지 않자 Fed가 채권 매입 규모를 늘리려는 데 방점을 둔 것이라는 의견과 QE3 출구전략을 위해 올 하반기 채권 매입 규모를 줄이기 위한 의미라는 관측이 엇갈린 것이다. 오승훈 대신증권 연구원은 “양적완화 중 가장 길었던 QE2가 8개월이었던 점을 미뤄 이번 QE3가 그 이상 지속되긴 사실상 어렵다. 하지만 QE3를 중단할 경우 시장 충격이 상당해 이 규모를 점차 줄이기 위한 출구전략일 수 있다”며 “QE3 규모가 줄수록 달러 강세로 국내투자 외국자금이 빠져나가면서 우리 증시만 하락하는 디커플링이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박관규기자 ac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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