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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길-이용섭, 페어플레이는 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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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길-이용섭, 페어플레이는 잊었다

입력
2013.05.01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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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통합당 5ㆍ4 전당대회를 앞두고 1일부터 권리당원 ARS 투표와 당원ㆍ국민 여론조사가 시작된 가운데 김한길ㆍ이용섭 후보간 당권 경쟁이 격화하고 있다. 연일 상대방을 향한 비난의 수위를 높여가는가 하면 유리한 여론조사 결과만을 골라서 발표하는 등 이전투구 양상까지 보이고 있다.

주류 측 이용섭 후보는 이날 비주류 좌장격인 김한길 후보를 '분열적 리더십'으로 몰아붙였다. 이 후보는 한 라디오방송에 출연, 김 후보의 열린우리당 탈당 전력을 들어 "무소속 안철수 의원의 국회 입성으로 김 후보가 어떤 행동을 할 지 많은 분들이 불안해한다"고 말했다. 김 후보가 당권을 잡으면 민주당을 허물어뜨리고 안 의원과 새판짜기에 나설 것이란 주장이다. 그는 "내가 대표가 되면 권모술수와 변칙, 변신, 말바꾸기가 사라질 것"이라며 김 후보를 비난했다.

김 후보 측은 발끈했다. 한 관계자는 "김 후보와 안 의원을 억지로 얽어매는 건 당을 분열시키려는 네거티브로 대응할 가치조차 없는 얘기"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한 측근 의원은 "이 후보가 친노로부터 배신자 소리를 듣더니 어느 새 친노 진영의 패권 놀음에 앞장서고 있다"고 힐난했다.

양측은 상대방이 불법 선거운동을 벌였다며 진흙탕 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이 후보는 보도자료를 통해 "김 후보 측이 당 선관위가 금지한 홍보용 문자메시지를 발송했다"고 주장했고, 김 후보 측은 "이 후보 측이 말도 안 되는 음해를 하고 있다"고 반격했다.

여기에다 두 후보 측은 각각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나온 여론조사 결과만을 흘리는 식의 치졸한 기싸움도 이어갔다. 김 후보 측은 지난달 29일 리서치뷰가 대의원 2,005명과 권리당원 1,20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1.7%포인트) 결과 김 후보가 56.4%의 지지를 얻어 39.8%에 그친 이 후보를 큰 격차로 앞섰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 후보 측도 지난달 30일 리얼미터가 대의원 7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3.7%포인트)에서 김 후보와 이 후보가 각각 47.8%, 42.5%를 얻어 오차범위 내에서 접전을 벌이고 있다고 반박했다.

당권 주자들의 비난전에 일부 최고위원 후보들도 가세했다. 친노 진영의 윤호중 후보가 "최고위원 후보들을 김 후보가 줄세우고 있다"고 비난하자, 비주류 측 유성엽 후보는 문재인 전 대선 캠프에서 활동한 우원식ㆍ윤호중 후보를 향해 "대선 패배의 책임이 큰 데도 뻗대고 있다"고 맞섰다. 한 비대위원은 "지금 상황이 계속되면 새 지도부가 들어서도 국민적 신뢰 회복은 요원할 것"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양정대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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