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중국의 6자회담 수석대표 회담이 2일 베이징에서 열린다. 또 중국 고위급 인사의 방북 가능성이 계속 거론되고 있고, 최근 들어 북한의 도발 위협도 소강 상태에 접어든 형국이다.
이 같은 움직임을 놓고 한반도 정세가 어떤 변화의 계기를 맞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우리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임성남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지난달 24일 한중 외교장관 회담 참석에 이어 1일 다시 중국으로 건너갔다. 임 본부장은 2일 중국 측 수석대표인 우다웨이(武大偉) 외교부 한반도사무특별대표를 비롯해 리우제이(劉結一) 공산당 대외연락부부장 등 중국측 인사들을 두루 만날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방중의 초점은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끌어내는데 맞춰져 있다. 앞서 우다웨이 대표는 지난달 22~25일 미국을 방문해 6자회담 수석대표를 맡고 있는 글린 데이비스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 등 미 정부의 고위 관리들과 만났다. 이 자리에서 미중 양국은 한반도 긴장을 완화하고 핵 문제를 풀기 위해 북한과 대화가 필요하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우리 정부도 이미 북한에 대화를 제의한 상태다. 좀처럼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는 개성공단 문제도 한중간에 논의될 것이 분명하다.
이와 관련 중국 고위급 인사의 방북이 성사될지가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지만 북한은 지난해 11월 리젠궈(李建國)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위원의 방북 이후 중국과의 고위급 대화를 거부하고 있는 상태다. 그 사이 북한은 지난해 12월 장거리 미사일 발사와 올해 2월 3차 핵실험을 거치면서 긴장 수위를 고조시켰다.
하지만 북한은 최근 들어 위협 발언을 하면서도 동시에 대화 가능성을 언급하는 경우가 부쩍 늘었다. 또한 중거리 미사일 발사 징후가 흐릿해진데다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경제 행보를 재개하는 등 변화 조짐도 보이고 있다.
중국 측 인사의 방북이 실현될 경우 우 대표가 평양으로 갈 가능성이 크지만 북한이 연이은 도발을 통해 '몸값'을 높여온 만큼 중국 최고위급인 다이빙궈(戴秉國) 외교담당 국무위원이나 왕자루이(王家瑞) 대외연락부장(장관급)이 나서야 대화에 응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북한은 2006년 10월 1차 핵실험 이후 이듬해 7월과 10월 각각 양제츠(楊潔篪) 외교부장과 류윈산(劉云山) 공산당 선전부장의 방북을 허용했다. 2009년 5월 2차 핵실험 때는 5개월 후 원자바오(溫家寶) 총리가 북한을 방북한 이후에야 북중 관계가 정상화됐다.
외교 소식통은 "중국이 북한의 유일한 버팀목인 상황인 만큼 중국 측 인사의 방북이 무엇보다 중요하나 북한의 내부 상황을 감안하면 좀더 시간이 필요할 수도 있다"며 "7일 한미 정상회담의 대북 메시지도 이를 가늠하는 중요한 변수"라고 말했다.
김광수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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