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일 대구시장이 2일 93명의 대표단을 이끌고 3박4일 일정으로 일본으로 출국한다. 2011 대구방문의 해 및 세계육상선수권대회 기간 중 각 200, 170명의 방문단을 대구로 보내준 히로시마시와 고베시에 대한 답방 차원이다.
이 기간 중 대구-고베 디자인센터 간 양해각서(MOU)도 체결하고 히로시마 조선통신사 행렬재현 퍼레이드에도 참가한다. 내년 대구도시철도 3호선 개통을 앞두고 히로시마 모노레일 아스트람라인도 시찰한단다. 대구시의 말 맞다나 지자체 차원의 해외 자매ㆍ우호도시간 교류가 경제와 문화, 관광 증진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문제는 시기다. 일본 아베 총리의 망언과 신사참배 등으로 한일 양국간 외교 채널이 얼어붙은 마당에 지자체가 일본행을 결행하는 것이 적절한가냐다. 김 시장도 지난달 30일 기자회견을 자청, "시기와 관련해 고민이 많았다"며 쉽지 않은 결정임을 피력했다.
고민 해결사는 외교부라고 했다. '정부차원에서는 항의하겠지만, 지자체 교류는 지속적으로 하는 것이 좋겠다'는 외교부의 유권해석을 근거로 "눈 앞의 상황보다 긴 안목으로 일본행을 결정했다"는 '투 트랙'(Two Track) 전략이었다. 전범회사로 알려진 마쓰다 자동차 관계자 면담에 대해서는 "경제발전을 위한 것이지, 정치적 사안이 아니다"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한일 관계의 외풍에 노출되기로 따지면 경북도를 빼놓을 수 없다. 경북도는 일본 측이 '다케시마의 날'을 제정한 2005년 자매결연 관계였던 시마네현에 일방적으로 결연 파기를 선언하고, 파견 공무원을 불러들였다. 독도 실효적 지배에 대한 입장도 강경하다. 독도방파제 건설, 독도입도지원시설 건립 등 독도주권 수호 대책은 경북이 앞장서고, 정부가 뒤따라가는 형국이다. 그럼에도 도레이사 등 일본 기업의 투자유치는 끊이지 않고 있다.
경북도의 투 트랙론은 이렇다. "지자체가 일본에 강경하게 대응하고, 정부가 유연하게 큰 틀을 짜는 것이 바람직하다." 대구는 경북과 정반대다. 외교부 그늘에 숨은 대구의 투 트랙론이 틀리지 않기를 바란다.
전준호기자 jhj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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