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롯데백화점의 분위기가 확 달라지고 있습니다. 보수적 기업 문화로 유명한 이 회사 임직원들의 패션이 젊고 컬러풀하게 파격적인 변신을 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지난 달부터 본사 마케팅 부문 임직원들은 매주 월요일을 '컬러 데이'로 정해 하늘색, 주황색 의상이나 액세서리를 착용하고 출근하고 있습니다. 밝으면서도 안정적인 색상을 입어 조직 문화를 밝게 전환하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도 샘솟게 하려는 시도라고 합니다.
처음에는 쑥스러워 하던 직원들도 한 달이 지난 지금 월요일뿐 아니라 다른 요일에도 젊게 입기 시작하면서 비즈니스 캐주얼이 확산되고 있다고 하는데요. 이는 지난해 2월 부임한 신헌 대표가 '패션을 파는 회사답게 옷을 입으라'며 직원들을 꾸준히 독려해 온 결과이기도 합니다.
사실 변화는 임원들이 주도했습니다. 재무부문장을 맡고 있는 김현수 전무는 기존 2대8 가르마에 무채색 정장을 고수했는데, 신 대표의 권유에 따라 좌우를 짧게 자른 모히칸 헤어스타일에 캐주얼 재킷, 컬러바지를 입어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변신에 성공했습니다. 180도 달라진 모습에 거래처 직원들이 못 알아보고 지나쳤을 정도라고 하는데요. 마케팅을 책임지는 정승인 전무도 지난 달 실시한 컬러데이 첫날 하늘색 재킷에 다양한 색상의 부토니에(양복 단춧구멍에 꽂는 리본 등 액세서리)를 하고, 주황색 바지를 입고 나타나 직원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고 하네요.
임원들의 솔선수범 덕에 현재 사무실에는 분홍색 셔츠, 흰색 바지, 남성 스카프 등 개성있는 스타일링 바람이 불고 있고, 귀걸이, 팔찌 등 액세서리를 착용하는 남성 직원들도 많아졌다고 합니다.
롯데는 매장에서도 컬러마케팅을 실시해 하늘색과 주황색 신 상품을 매장 전면에 배치하고, 관리자들도 같은 색의 코사지(가슴과 어깨에 다는, 천으로 만든 꽃 모양 브로치) 달았는데요. 현재까진 성공적이라는 게 자체 평가입니다. 4월 정기세일도 불경기 속에 8% 가량 신장했는데, 특히 '쿠론'의 하늘색 가방, '게스'의 형광색 신발, '꽁뜨와데 꼬또니에'의 컬러바지 등의 매출이 크게 늘었다고 하네요.
롯데백화점 임직원들의 패션 변신이 조직문화 뿐 아니라 영업실적, 나아가 회사 이미지까지 얼마나 바꿔놓게 될지 유통업계는 주목하고 있습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