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의 다저스타디움이 '코리아 데이'가 됐다.
류현진(26ㆍLA 다저스)은 1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 6이닝 동안 3안타 2실점 12삼진의 눈부신 호투 속에 6-2 승리를 이끌었다.
류현진은 이날 마운드에서뿐만 아니라 타자로서도 맹활약을 펼쳤다. 싸이의 젠틀맨 노래에 맞춰 타석에 들어선 류현진은 5-1로 앞서던 3회말 2사 1ㆍ2루 찬스에서 1타점 우전 적시타를 때려내기도 했다.
그라운드에서 류현진의 메이저리그 첫 타점이 나오고 얼마 지나지 않아 강남스타일로 글로벌 스타가 된 가수 싸이가 4회초가 끝난 뒤 관중석에 모습을 드러냈다. 류현진과 서로의 트위터를 통해 "미국에 가자마자 응원하러 가겠다"고 말했던 싸이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이 날 관중석에서 관전했다.
싸이는 토미 라소다 LA 다저스 고문이 앉아있던 바로 옆 자리에서 자신의 젠틀맨 노래에 맞춰 격렬한 춤을 선보였다. 싸이의 시건방춤이 다저스타디움 전광판을 통해 중계되자 4만7,602명이 자리한 관중석 분위기도 후끈 달아 올랐다. 교민들은 류현진 응원 플래카드를 흔들면서 크게 환호했다.
다저스 구단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특별한 손님인 싸이가 경기장을 방문해 류현진을 응원했다"면서 관련 영상과 함께 보도했다.
관중석에서 싸이가 열띤 응원을 보내자 류현진이 또다시 힘을 냈다. 5회에 요르빗 토레알바와 조나단 에레라를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포효했다. 관중석에서 류현진을 응원하던 한인들의 응원 소리가 더욱 커졌고 삼진을 의미하는 'K'가 5회까지 10개로 늘어났다.
류현진은 경기 후 자신을 응원해준 싸이를 만나 자신의 유니폼을 건네며 활짝 웃었다. 지난달 SNS를 통해 응원의 메시지를 건넸던 둘은 서로에게 덕담을 건네며 훈훈한 광경을 연출했다. 이날 맹타를 휘둘렀던 라미레즈는 자신의 트위터에 라커룸에서 찍은 싸이와의 인증샷을 올리기도 했다.
류현진의 호투에 미국 현지의 반응도 뜨거웠다. LA 타임즈는 이날 싸이 노래제목을 인용해 "다저스의 헨리 라미레스와 류현진이 '젠틀맨'이 돼 모든 이들의 관심을 집중시켰다"고 보도했다. SB네이션은 "류현진이 다저스를 다시 살렸다"고 전하며 활약상을 조명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도 류현진의 활약을 인상 깊게 다뤘다. 경기 후 "류현진이 메이저리그 6년 중 첫 해 37.2이닝 동안 46삼진 10볼넷의 인상 깊은 제구력을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막강한 콜로라도 타선을 상대로 운 이상의 좋은 모습을 보였다. 류현진은 올해의 신인 후보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돈 매팅리 다저스 감독은 경기 후 "류현진이 완급조절을 잘했다"면서 "오늘처럼만 던지면 어떤 팀 타자들도 쉽게 치기 힘들 것이다"고 극찬했다.
이재상기자 alexe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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