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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들이 직접 '육아 카페' 차린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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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들이 직접 '육아 카페' 차린 이유는?

입력
2013.04.30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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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카페에서 모유 수유하는 아줌마 발견! 저런 건 집에서 좀 하지 꼴불견이네요.'

인터넷 블로그에 종종 올라오는 잡담들이지만 아기 엄마들에게는 비수나 다름없다. 아기를 데리고 카페에 가 본 엄마들이라면 이런 시선과 흔히 마주하는 게 현실이다. 아이 보랴, 눈치 보랴 서러웠던 엄마들이 참다 못해 아예 카페를 차리고 나섰다. 지난 8일 서울 동작구 상도동에 문을 연 '맘스카페'다.

30일 오전 이제 막 걸음마를 떼기 시작한 아기를 안은 엄마들이 맘스카페에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 꽃을 피우고 있었다. 엄마들을 위한 육아카페지만 내부 인테리어는 여느 커피전문점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회사원이나 동네 아저씨 등도 간간이 커피를 사러 들렀다. 다만 커피 제조나 서빙은 엄마들이 도맡았다. 이들의 아기는 손님으로 놀러 온 엄마들이 자신의 아기와 함께 돌봐주고 있었다. 수익 창출과 함께 공동육아가 실현된 시스템이다.

두 살배기 딸 예은이를 데려 온 김세원(35)씨는 "외출할 때면 공공장소에서 울음을 터트릴지 몰라 늘 노심초사했지만 여기서는 마음이 놓인다"며 "어딜 가나 천덕꾸러기 취급 받는 것도 억울한데 인터넷에서조차 아기 엄마를 꼴불견이라고 하는 글을 보면 씁쓸하다"고 말했다. 20개월 된 현준이 엄마 윤선미(34)씨도 "입장료만 몇 만원인 키즈카페 가는 것도 쉽지 않아서 외출 자체를 꺼리는 엄마들 심정을 누가 알겠느냐"고 맞장구를 쳤다.

엄마들의 마음이 담긴 육아카페는 서울 동작구에 사는 아기 엄마들의 온라인 커뮤니티 '동작맘 모여라' 회원 100여 명의 마음이 모여 탄생했다. 적게는 5만원부터 많게는 2,000만원까지 십시일반 해 125㎡(38평) 규모의 카페를 손수 만들었다. 한 켠에는 아기들이 마음껏 뛰어 놀 수 있는 놀이방도 갖췄다.

'동작맘 모여라' 대표이자 카페를 기획한 권경아(36)씨는 "두 아이 엄마인 나도 우리 애가 다른 손님들한테 피해를 줄까 봐 밖에서는 밥도 제대로 못 먹었다"며 "나 같은 엄마들이 자유롭게 식사하고 커피를 즐기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아기 엄마들이 애쓴다'는 소문이 퍼지며 육아 경험을 가진 지역 여성들도 호응하고 있다. 주방용품부터 테이블, 아기자기한 소품 하나하나가 회원들은 물론 동네 주민들이 기부한 것이다. 재활용 가능한 육아용품 기증도 줄을 잇고 있다.

생각지 못한 주민들의 배려에 '엄마들이 아기들과 놀면서 수다 떠는 공간'이란 카페의 당초 의도도 변하고 있다. 매일 생기는 음식물 재고는 지역소외계층을 위해 푸드뱅크에 기증하고, 커피 판매금액에서도 일정액을 떼 동작구 내 결식아동들을 돕기로 한 것이다. 기증받은 육아용품들도 정기적으로 미혼모협회에 다시 기증할 계획이다. 권씨는 "따뜻한 마음을 받은 만큼 지역사회에 공헌하는 엄마들이 되겠다"며 "아기들한테 부끄럽지 않은 떳떳한 엄마가 되자고 매일 회원들과 다짐한다"고 말했다.

조아름기자 archo1206@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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