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안동지역 아파트 분양가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다. 비록 일부이긴 하지만 3.3㎡에 900만원에 육박하는 아파트가 등장하는 등 지역 주민들의 상대적 박탈감도 심화하고 있다.
안동시와 지역 부동산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해 말 당북동 센트럴자이 아파트는 주력평형인 111㎡가 3.3㎡에 685만원에 분양, 고분양가로 논란을 빚었다. 올 들어서도 옥동지구 호반베르디움이 670만원, 여기에다 3.3㎡당 70만~80만원의 발코니확장비를 더하면 분양가는 800만원에 육박하게 된다.
특히 효성헤링컨플레이스 등 최근 분양한 일부 아파트 일부 평형의 로열층은 800만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분양한 일부 대형 평형은 890만원을 넘었다.
이 같은 분양가는 기존 아파트 매매가가 3.3㎡당 평균 400만원이 조금 넘는 점에 비춰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이다. 부동산114 등에 따르면 4월말 현재 안동지역 기존아파트 매매 시세는 평균 415만원인 반면 신규아파트 분양가는 평균 665만원에 이른다.
이에 대해 업계 전문가들은 안동지역 아파트 분양가가 2007년 605만원으로 600만원을 돌파했던 점에 비춰 그 동안 물가상승률 등을 감안하면 터무니없다고 보긴 무리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900만원에 육박하는 가구가 등장하고, 대구와 비교해서 인구대비 분양물량이 3, 4배에 이를 정도로 엄청나게 쏟아지면서 거부감이 높아지는 것으로 보인다.
한 주민은 "인구 17만명도 안 되는 소도시에 대구보다 분양가가 더 비싸다니 말이 되냐"며 불만을 터뜨렸다. 실제로 최근 대구 외곽지역에 분양한 한 아파트 분양가는 3.3㎡당 600만원 중반에 불과했다. 시공사 브랜드 가치를 따지더라도 안동의 분양가는 비정상이라는 여론이다.
이는 신도청이전에 따른 특수를 기대하고 전국 유수의 주택건설업체들이 몰리면서 땅값이 폭등했고, 물가상승에 따른 건축비 상승이 주요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안동지역에서 아파트를 지을 수 있는 2, 3종 부지는 3.3㎡당 500만원이 넘는 곳이 수두룩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실제 건축 가능한 용적률과 표준건축비 등을 고려하면 분양가 700만원을 넘기 십상이라는 것.
지역 부동산업계는 안동 지역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내년 말까지 6,000여가구의 물량이 쏟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도청이전을 겨냥한 물량이 대부분이지만, 지역 주민들의 상대적 박탈감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김모(47ㆍ회사원)씨는 "아직도 집 없는 사람이 많은데, 신규분양아파트 분양가가 워낙 높아 서민들은 집 장만을 아예 포기해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분양가 상승은 기존 주택 가격을 자극해 서민들의 내 집 마련을 더욱 어렵게 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는 안동시분양가심사위원회가 업체 편을 들기 때문에 분양가가 높아진다는 여론이 비등하지만, 심의위 관계자는 "최대한 낮추려고 노력하고 있으며, 위원들이 시민들 편을 들지 않고, 건설업체 편을 들어 분양가를 높인다는 지적은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부동산114 이진우 대구경북본부장은 "도청이전에 대한 기대감 등으로 공급이 크게 늘고 있고, 분양가도 주민들의 기대수준을 넘는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공무원 등의 이주가 예상을 밑돌 경우 공실 우려가 높아 투자에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광진기자 kjcheong@hk.co.kr
이임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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