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군기무사령부가 차기 전투기(FX) 3차 사업의 후보업체인 미국 보잉사의 비공식 에이전트로 알려진 한 업체를 군사기밀 유출 혐의로 조사 중인 것으로 30일 확인됐다. 보잉사는 최근 육군의 차기 대형 공격용 헬기(AH-X) 기종으로 선정된 AH-64E(아파치 가디언)의 제작사여서 수사는 AH-X 사업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큰 것으로 전해졌다.
군 소식통은 "기무사 수사관들이 지난 26일과 29일 두 번에 걸쳐 보잉의 FX 사업 비공식 에이전트로 알려진 F사 사무실을 압수수색 했고, 업체 관계자들을 소환해 군사기밀 보호법 위반 혐의로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압수수색 결과 혐의를 입증할만한 자료도 일부 확인된 것으로 알려졌다. 기무사는 현지 시험평가를 통해 작성된 FX 사업의 3개 후보 기종의 군 운용적합성과 시험평가 점수 등의 유출 여부를 놓고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무역중개업체로 등록된 F사는 지난 1, 2차 FX 사업 때 보잉사의 에이전트 역할을 했다. 3차 FX 사업에서는 방위사업청이 에이전트의 참여를 배제해 방사청이 FX 사업 후보업체에 건넨 군사기밀이 후보업체를 거쳐 F사로 새나갔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방사청 관계자는 "방사청은 F사에 자료를 넘긴 적이 없다"며 "만약 자료가 넘어갔다면 군사기밀 관련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보잉사 관계자는 "F사는 이번 3차 FX의 보잉사 에이전트가 아니며, 기무사가 조사 중인 내용에 대해서는 모르는 일"이라며 F사와의 관계를 부인했다.
하지만 군의 또 다른 소식통은 "F사가 AH-X 사업에서 보잉사의 비공식 에이전트로 활동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편, EADS(유로파이터)와 록히드마틴(F-35A) 등 FX 후보업체들은 기무사의 압수수색이 FX 사업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FX 3차 사업은 8조3,000억원대 초대형 국책사업으로 6월 최종 기종 선정을 앞두고 있다.
권경성기자 ficcion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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