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EG라이브가 이익을 내기 위해 내 아들의 정신적ㆍ육체적 상태를 알고도 공연을 강행해 그를 죽음으로 내몰았다."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1958~2009)의 모친 캐서린 잭슨(82)이 아들의 죽음과 관련, 그의 2009년 런던 컴백 콘서트를 진행한 AEG라이브에게 책임을 물었다. 유족들은 AEG라이브가 잭슨의 건강 상태를 알면서도 공연을 강행해 사망에 이르게 했다고 주장하며 2011년 민사소송을 냈다. 이 소송의 첫 공판이 열린 29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고등법원에서 유족 측 변호사 브라이언 패니시는 AEG라이브 임원들이 주고 받은 이메일 등을 공개했다.
케니 오르테가 공연감독은 잭슨 사망 11일 전 폴 공어웨어 AEG라이브 공동대표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콘래드 머레이(잭슨 주치의)가 잭슨을 리허설에 참석하지 못하게 하고 있다"면서 "그는 잭슨이 아니라 우리가 월급을 준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고 했다.
유족은 1993년 잭슨 담당 의사가 공어웨어에게 잭슨이 마약에 중독됐다고 알려줬다는 증언이 담긴 테이프도 공개했다. 공어웨어는 1990년대 잭슨의 해외투어 공연을 두 차례 기획했었다. 패니시는 "AEG라이브가 업계 1위를 차지하기 위해 (잭슨의 사망 위험) 경고를 무시했다는 명백한 증거"라고 말했다.
15만달러를 월급으로 받았던 머레이는 잭슨에게 수면용 마취제 프로포폴 치사량을 투여해 숨지게 한 혐의로 2011년 징역 4년형을 선고받았다. 그는 당시 경찰 조사에서 "잭슨이 나를 뽑았지만 월급은 AEG라이브가 준다"고 말했다.
마빈 퍼트넘 AEG라이브 변호사는 "회사는 잭슨의 사생활을 전혀 몰랐다"면서 "머레이는 잭슨의 개인 주치의였으며 회사는 그가 프로포폴을 사용한 것을 알 수 없었다"고 반박했다.
이날 재판에서는 잭슨의 생전 공연 모습과 그가 모친과 자녀를 위해 남긴 노래와 편지가 공개됐다. 캐서린은 "나의 성공은 어머니를 자랑스럽게 만들기 위한 것"이라는 내용의 편지가 등장하자 눈물을 흘렸다.
일부 외신은 잭슨 유족이 승소하면 400억달러(44조원)를 배상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강지원기자 styl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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