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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대 작곡가에 좋은 뮤즈 되는 것이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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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대 작곡가에 좋은 뮤즈 되는 것이 꿈"

입력
2013.04.30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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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6년 루체른 페스티벌을 통해 국제 무대에 데뷔한 지 37년, 바이올리니스트 안네 소피 무터(50)는 누구나 인정하는 '바이올린의 여제'다. 무터와 그가 직접 선택한 14명의 젊고 실력있는 연주자들로 이뤄진 현악앙상블 '무터 비르투오지'가 아시아 투어에 나서 6월 14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내한공연을 한다. 세바스티안 커리어의 '벨소리 변주곡'(아시아 초연), 실내악의 정수인 멘델스존 현악8중주와 비발디의 '사계'를 연주한다.

무터는 젊은 연주자를 발굴하고 후원하기 위해 1997년 무터재단을 설립했다. 다니엘 뮐러쇼트(첼로), 로만 파트콜로(더블베이스), 세르게이 하차투리안(바이올린) 등 쟁쟁한 스타들이 이 재단을 통해 데뷔했다. 무터 비르투오지는 이 재단 출신 전문 연주자와 현재 후원을 받고 있는 장학생들로 구성돼 있다. 이번 아시아 순회공연에는 한국인 단원 3명도 참가한다. 도이치 그라모폰에서 내달 데뷔 음반을 내는 최예은(25ㆍ바이올린), 독일 뒤셀도르프 심포니 수석 김두민(34ㆍ첼로), 올해 2월 모스크바에서 열린 제 7회 유리 바슈메트 콩쿠르에서 이 콩쿠르 사상 최초로 대상을 차지한 이화윤(17ㆍ비올라)이다. 내한 공연을 앞둔 무터를 전화로 인터뷰했다.

-데뷔한 지 37년인데, 음악과 삶에서 달라진 것과 달라지지 않은 것은 무엇인가.

"음악은 문화와 같다. 늘 발전하고 변한다. 똑같은 것은 아무 것도 없다. 모든 것이 변했다. 나의 의식과 믿음도 바뀌고 새로워졌다."

-음악가로서 이룬 가장 큰 성취는 무엇이고 도달해야 할 목표 혹은 꿈은 무엇인가.

"음악가로서 그게 무엇인지는 정말 모르겠다. 여자로서 나의 가장 큰 성공은 행복하고 근사해 보이는 두 아이를 둔 것이다. 모든 여성들에게 일과 엄마 노릇, 두 가지 삶을 모두 추구하라고 강조하고 싶다. 어느 하나를 희생할 이유가 없다. 내 목표는 더 좋은 사람이 되고 남을 위해 좀 더 의미 있게 사는 것이다. 음악가로서 내 꿈은 동시대 작곡가들에게 좋은 연주자가 되는 것이다. 위대한 작곡가와 멋진 새 음악을 위해 좋은 뮤즈가 되고 싶다."

-좋은 음악가란 어떤 사람인가.

"좋은 음악가는 좋은 인간이 되는 것과 분리할 수 없다. 무터재단 장학생들에게 사회 환원을 강조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멘델스존을 존경하는 것도 그래서다. 사회에 대한 이해와 관심이 깊었던 그는 라이프치히에 최초의 음악원을 설립해 다양한 배경을 지닌 어린이 들을 위한 음악 교육의 모델을 제시했고, 잊혀졌던 바흐 음악을 사후 80년 만에 자선 콘서트에서 연주해 복권시켰다. 민감한 음악가라면 완벽한 기량을 추구하는 것 외에 주변을 돌아보고 사회의 어두운 구석으로 들어가 삶을 나눌 것이다. 그게 내가 재단을 설립한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다."

-기존 레퍼토리 외에 도전할 작품이나 작곡가가 있다면.

"올해 세 작품을 세계 초연한다. 하나는 세바스티안 커리어의 곡이고, 카네기홀 데뷔 25주년 기념 독주회에서 연주할 펜데레츠키의 무반주 독주곡, 앙드레 프레빈의 바이올린 소나타 2번이다."

-이번 아시아 투어에 참여하는 세 명의 한국인 연주자들에 대해 소개해달라.

"김두민(첼로)은 인간적으로나 음악적으로나 훌륭한 연주자다. 그의 악기는 무터재단이준 것이다. 최예은(바이올린)을 만난 지는 6, 7년 됐다. 그가 연주하는 DVD를 보고 즉시 오디션에 불렀고 레슨을 받게 했다. 함께 박물관 가고 밥 먹고 영화 보고 배드민턴도 친다. 그의 악기도 재단이 사서 빌려 준 것이다. 이화윤(비올라)은 무터재단의 최연소 장학생인데, 위대한 솔리스트들의 지도를 받으며 성장 중이다. 재단은 그가 유럽에서 음악 교육을 받고 여행을 하게 돕고 있다. 세 명 모두 한국에서 아주 좋은 훈련을 받고 왔다."

오미환 선임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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