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꿀벌 보호를 위해 2년간 일부 살충제의 사용을 금지키로 했다.
AFP통신은 유럽위원회(EC)가 29일 EU 회원국 전역에서 '네오니코티노이드' 살충제 사용을 앞으로 2년 동안 한시적으로 금지키로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살충제 사용을 법으로 금지한 것은 EU가 처음이다. 전 세계 농가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돼 온 네오니코티노이드는 꿀벌 신경계를 손상시켜 개체수를 급감시키는 원인으로 지목돼 왔다.
앞서 지난달 15일 벨기에 브뤼셀에 열린 EU 정상회의는 네오니코티노이드가 들어간 살충제 사용을 규제하려 했으나 절반 이상의 회원국이 반대해 가결되지 못했다. 그러나 EC는 이 법안을 시행할 이유가 충분하다고 판단, 네오니코티노이드계 살충제 3종을 금지하되 2년만 적용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옥수수 유채 해바라기 면화 등 주요 작물 4종에 대해서는 이 살충제 사용이 금지된다. 단, 꿀벌의 수분 활동과 무관한 농작물의 경우에는 이 살충제를 계속 사용할 수 있다.
EU가 꿀벌 살충제 사용을 금지하는 것은 세계 식량문제가 심각한 상황에서 작물 사이를 오가며 수정을 도와 식량 증식에 크게 기여하는 꿀벌의 개체수를 보존하는 것이 절실해진 때문이다.
유엔식량농업기구(UNFAO)에 따르면 꿀벌은 전 세계 농작물 중 71%의 번식을 돕는다. 이 농작물이 세계 식량 공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90%에 달한다.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벌꿀을 포함해 띠 호박벌, 야생 벌 등 벌 개체수는 급감하고 있다. 미국 농업부 산하 벌 연구소의 조사에 따르면 2007년 이후 미국과 유럽에서 꿀벌 개체 수는 매년 30%씩 감소하고 있다.
살충제 생산업체들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독일의 화학제약사 바이엘 크롭사이언스는 "네오니코티노이드는 안전성이 입증된 물질"이라며 "EU의 결정으로 유독성이 더 강한 살충제 사용이 늘어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유인호기자 yi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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