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문의 영광입니다. 과분한 상이고요.”
근로자의 날을 하루 앞둔 30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열린 ‘2013년 근로자의 날 정부포상 시상식’에서 가장 영예로운 상인 ‘금탑산업훈장’을 받은 김용중(61) SC컨벤션 조리부장은 감정이 복받치는 듯했다. 45년 전, 열 여섯 살 때‘먹고 잘 곳’이 없어 시작한 요리로 최고의 상을 받았기 때문이다.
전남 장성 출신인 김씨는 가난 때문에 초등학교 졸업 후 남의 집에서 머슴살이를 했다. 버스 기사를 꿈꾸며 버스 조수도 해봤지만 그마저도 잘 안 돼 서울로 올라와 간장 장수, 다방 청소부 등을 전전했다. 그러던 중 먹여주고 재워주겠다는 라이온스호텔에 들어가 그릇닦이 일을 시작했다. 열심히 요리를 배운 그는 결혼식 한식 메뉴와 외국인이 선호하는 메뉴 등을 새로 개발해 한식 세계화에 앞장섰다. 2000년 초반에는 스테이크에 들어가는 소스인 혼드보소스를 새로운 방식으로 만들어 원가를 연 2,000만원 가량 절감하기도 했다. 소갈비뼈로 만들던 이 소스를 돼지갈비뼈로 만드는 방식을 개발한 것이다. 이런 노력으로 2006년엔 조리명인 1호로 선정됐다. 2010년 한국국제요리경연대회 등 요리경연대회에서만 15차례나 금상을 타는 등 수상 경력도 화려하다. 올해에는 영양이 풍부할 뿐 아니라 식이섬유가 많아 다이어트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함초를 넣은 함초냉면소스 개발에 성공했다. 특허로 등록됐음은 물론이다.
이웃을 돕는데도 적극적이다. 1985년부터 매월 결식아동 독거노인 다문화가정 등을 방문해 식사를 제공하는 일을 거르지 않고 있다. 시간으로만 따져도 2,000시간 가까이 된다. 최근엔 환갑을 맞아 여행을 가려고 했던 돈 500만원을 대한적십자사에 기부하기도 했다.
김씨는 자신의 이름을 내 건 작은 식당 하나를 차리는 것이 꿈이지만 아직 그럴 여유는 되지 않는다. “조그만 식당을 열어서 그 이익금으로 식사 봉사를 하는 것이 꼭 이루고 싶은 꿈입니다.”
한편 고용노동부는 이날 시상식에서 김씨를 비롯한 36명에게 훈장과 포장을 수여하는 등 포상했다. 오뚜기라면 이미숙 주임 등 198명은 대통령 표창 등 정부 표창을 받았다.
남보라기자 rarara@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