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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도 실패한 일... 반대 많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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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도 실패한 일... 반대 많았죠”

입력
2013.04.30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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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가까이 200여명의 연구원들이 매달렸습니다. 설계변경을 다섯 번했고 디자인도 열 번이나 바꿨죠. 최종 성공을 확인하는 순간 눈물이 났습니다."

30일 서울 상암동 팬택 본사에서 만난 이응준 상품기획실장, 김재용 상품기획팀 차장은 전략 스마트폰인 '베가 아이언' 개발의 애로를 털어놓았다. 삼성전자 LG전자 같은 거대기업의 틈바구니에서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는, 마케팅비용과 네트워크의 열세를 기술과 도전정신으로 이겨내고 있는 팬택의 눈물겨운 결실이라고 했다.

숱하게 쏟아지는 스마트폰 중에서 이 제품이 유독 눈길을 끄는 건 독특한 디자인과 기능 때문이다. 바로 '엔들리스 메탈(Endless Metal).' 옆면 전체 테두리가 끊김 없이 하나로 이어진 금속 띠를 말한다.

사실 스마트폰의 옆면 금속 띠는 '금기'의 영역으로 꼽혀왔다. 플라스틱 본체에 금속을 두르면 그만큼 고급스럽고 세련돼 보이지만, 금속이 전파를 방해해 수신감도를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금속 띠의 맹점은 이미 애플의 실패로 널리 알려진 사실. 디자인에 대한 집착이 강했던 애플 창업주인 스티브 잡스는 생전에 아이폰4를 만들면서 금속 테두리를 고집했다. 하지만 수신감도가 떨어지는 바람에 결국 스마트폰 네 귀퉁이에 홈을 파고 안테나를 다시 넣어야 했다. 금속 띠는 감았지만 '엔들리스'에는 실패한 셈이다.

팬택은 이 금기에 도전했다. 수신감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테두리 금속 자체를 안테나화하는 '발상의 전환'이었다. 이 실장은 "애플도 실패한 금속 테두리를 만든다고 했을 때 반대가 많았다. 특히 출시를 4개월 앞두고도 수신감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이 프로젝트를 엎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왔다"고 전했다. 하지만 끈질기게 시도했고, 무려 3만번의 통화테스트 끝에 세계 첫 '엔들리스 메탈' 스마트폰 개발에 성공했다.

사실 문제는 또 있었다. 메탈 소재를 쓰면 플라스틱보다 20배 정도 비용이 상승하기 때문. 삼성전자나 LG전자에 비해 자금력이 떨어지는 팬택으로선 부담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CEO인 박병엽 부회장은 '연구개발에 돈 아끼지 말라'고 전폭 지원을 약속했다. 이 실장은 "스마트폰 기능도 서서히 한계에 달해 기술적 피로도가 있는 만큼 불변의 가치를 지닌 메탈밖에는 없었다"고 말했다.

테두리(베젤) 두께도 2.4㎜로 줄여 세계최고의 화면비율(75.5%)을 구현하는 데 성공했는데, 김 차장은 "해외 바이어들이 '경쟁사 제품에 비해 이렇게 화면이 꽉 찰 수 있느냐'며 많이 놀라워했다"며 해외시장 반응을 전했다.

팬택은 지난 26일 베가 아이언을 삼성전자 '갤럭시S4'와 동시 출시했다. 일각에선 "갤럭시S4를 피해도 모자랄 판에 이렇게 정면승부를 하는 건 계란으로 바위를 치는 격"이라고 했지만, 어차피 시장에서 겨뤄야 할 싸움이라면 차라리 '맞장'을 뜨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

이 실장은 "메탈 같은 리얼소재를 사용하는 디자인적 가치가 향후 스마트폰의 새로운 트렌드가 될 것이란 믿음이 있다"면서 베가 아이언의 성공을 자신했다. 이와 관련, 현재 베가 아이언 체험단(100명)을 모집 중인데, 벌써 60만명이 홈페이지를 방문했고 이 중 4,000명 이상이 신청을 마쳤다.

김종한기자 tell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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