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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화미소처럼… 천진한 동자상 미소 머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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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화미소처럼… 천진한 동자상 미소 머금게

입력
2013.04.30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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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집의 아이를 일컫는 '동자(童子)'는 원래 도교에서 유래된 말이다. 신선의 곁에서 시중 드는 아이(侍童)를 뜻하며 불교미술의 오랜 주제로 다뤄졌다. 귀엽고 사랑스러운 모습의 목동자상은 이후 상당수가 세속으로 흘러나오며 고미술애호가들의 수집품이 됐다.

지난 해 11월 문을 제주 서귀포시 안덕면 본태박물관이 첫 기획전으로 마련한 '다정불심: 조선후기 목동자전'에서는 목동자상 40여점을 선보인다. 조선 동자상의 표준이라 일컬어지는 상원사 문수동자상(1466년)의 모습에 민간신앙이 혼재된 작품들이 많다. 크기는 20~30cm에서 큰 작품도 90cm를 넘지 않는다. 동그란 얼굴에 두터운 턱, 큰 귀가 특징으로 천진난만한 미소와 순진무구한 표정이 인상적이다. 깊은 사유를 떠올리는 듯한 가늘고 긴 눈매는 천진한 미소와 대조를 이룬다. 기획전이 열리는 2전시관은 좌식 구조로 설계됐다. 1층이 훤히 내려다 보이는 2층 복도를 따라 걸으면 일본의 저명한 건축가 안도 다다오를 위해 만든 명상실에서 목동자가 관람객을 맞는다. 안도 다다오는 1995년 건축분야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프리츠커상을 받은 건축가로 이 건물을 설계했다.

전시를 기획한 유홍준 명지대 교수는 "목동자상은 법당에서 조연 취급을 받았지만, 전시장에서 주연으로 등극해 조선 인체조각의 멋과 예술성을 보여준다"고 소개했다. 이현아 학예기획부 실장은 "발원문이 적힌 동자상이 거의 없어서 정확한 연대를 알 수는 없으나 양식, 형태 면에서 모두 17세기 이후 작품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전시는 6월 30일까지. (064)792-8108.

'본래의 형태'(本態)를 뜻하는 본태박물관은 고 정몽우 현대알루미늄 회장의 부인 이행자(67)씨가 지었다. 관장은 미술을 전공한 둘째 며느리 김선희씨. 아나운서 출신인 노현정씨는 이 집안 셋째 며느리이다. 40여 년 간 전통공예품을 모아온 이 씨가 소장품을 보관할 수장고를 찾던 중 아예 박물관을 만들었다.

나선화 문화재위원(아시아문화중심도시 추진위원)은 "수집품이 워낙 다양해 박물관 소장품만으로도 기획전 10번을 너끈히 할 수 있다"고 말했다. 1전시실에서 상설전시 중인 '아름다움을 찾아서'는 이 씨가 특히 애착을 갖고 있는 소반과 보자기를 위주로 우리 전통공예품을 소개한다. 초롱과 각종 신발류, 평교자, 사인교, 가마발 등 조선시대 남녀 나들이용품을 비롯해 청자, 백자, 토기 등 각종 도자기류를 감상할 수 있다.

박물관은 고미술품 외에 현대미술 컬렉션도 다수 보유하고 있다. '다정불심'을 개막하기 이전에 프랑스화가 이브 클라인의 '블루 YKB', 모더니즘 화가 페르낭 레제의 노동 연작 시리즈, 살바도르 달리의 '라 몬드트 몰'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현대작가들의 작품들을 선보인 바 있다.

이윤주기자 miss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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