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SF(Science Fiction)의 개척자이자 선구자인 소설가 한낙원(1924-2007)의 대표작들을 한데 묶은 (김이구 엮음ㆍ현대문학 발행)이 나왔다. 1960~80년대 활발하게 작품 활동을 펼친 한낙원은 과학소설의 역사가 일천한 한국문학사에서 과학소설가라는 이름에 걸맞은 창작 활동과 저술 활동을 전 생애에 걸쳐 지속적으로 수행한 유일한 작가로 꼽힌다.
우리나라에 과학소설이 처음 소개된 것은 쥘 베른의 를 번역한 이 재일 유학생 잡지 에 연재된 1907년으로 거슬러 올라가지만, 본격적인 창작 과학소설의 등장은 1959년 4월 한낙원이 을 지에 연재하기 시작하면서부터. 등 신문과 잡지 지면에 인기리에 연재되었던 그의 작품들은 이후 계몽사 삼성당 웅진출판 등에서 나온 한국어린이문학 대표작 선집 등에 꾸준히 수록되었으나, 1990년대에 들어서면서부터 어린이청소년문학에서조차 변방으로 밀려나 사실상 잊혀진 작품들이 되었다.
현대문학이 8년간 선보인 시리즈의 마지막 편으로 발간된 이번 선집은 '길 잃은 애톰' 등 중ㆍ단편은 물론 외계인과의 전쟁을 다룬 , 미국과 소련이 벌이는 우주 개발 경쟁을 배경으로 로봇을 부리는 외계인과의 싸움을 그린 우주 활극 , 문명이 고도로 발달한 은하계 두 별 사이의 우주 전쟁을 그린 등 장편까지 대표작을 두루 망라했다. 이중 최고 히트작인 는 10여 년 간 10쇄 이상을 발행한 기록까지 갖고 있다.
어린이 청소년 독자를 대상으로 하는 그의 작품들은 장르상 인간의 내면 탐색과 인문사회과학적 통찰을 중시하는 사변소설적 경향보다는 과학과 기술에 초점을 둔 모험담 형식의 하드SF적 경향이 강하다. 선집을 엮은 아동문학평론가 김이구씨는 "한낙원의 소설은 모험소설과 추리소설의 형식을 채용해 어린이 독자들에게 과학 기술이 이루어낸 세계를 추체험 하도록 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면서 "미래 세대에게 삶을 개척할 정신과 의지를 북돋우고 과학 기술의 긍정적 가치를 심어주려는 두 가지 목표와 방향을 갖고 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선영기자 aurevoi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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