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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과 달리 성공 모델로

입력
2013.04.30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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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성남시 판교신도시 내 신분당선 판교역 일대 13만7,497㎡(4만1,600평)에 5조원이 투입되는 알파돔시티사업은 3년 간 답보상태를 끝내고 다음달 아파트 931세대 분양에 나선다. 한국토지주택공사(27.8%)와 대한지방행정공제회(26.5%) 등이 주요 주주인 알파돔시티사업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후 좌초 위기에 내몰렸다. 하지만 주요 출자사들이 수익성이 낮아도 사업을 유지하는 게 낫다는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대승적 양보를 통해 첫 분양에 착수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유광식 ㈜알파돔시티 사업계획팀장은 "참여 업체들 사이에서 5,000억원의 초기자본을 지키고 이행보증금 보상 등의 최악의 손실을 막기 위해서는 사업 추진이 계속돼야 한다는데 의견이 모아졌다"고 말했다.

인천 송도국제도시 내 577만㎡(173만평) 규모로 송도국제업무단지 개발사업을 진행 중인 송도국제도시개발유한회사(NSIC)도 부동산경기 침체로 개발사업이 한 때 무산 위기에 처했다. 하지만 NSIC는 인천시로부터 사업부지를 전부 살 수 있는 권리는 유지하되 5차례에 걸쳐 토지를 분할 매입할 수 있게 계약을 맺었다. 이로 인해 금융비용을 최대한 줄이며 위기를 벗어날 수 있었다. 실제로 송도국제업무단지 개발사업은 지난해 말 건축 연면적 기준 52%의 공정률로 목표연도인 2020년까지 계획달성이 가능하다. NSIC에 30%를 출자한 포스코건설의 노형기 상무는 "단계적 토지 매입으로 현금 흐름을 양호하게 가져가면서 금융비용을 줄였던 게 급격한 경기변동에 민감하게 대처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판교ㆍ송도의 대규모 부동산개발 사례는 단군이래 최대 사업으로 주목을 받던 용산개발사업이 좌초한 것을 계기로 새삼 주목 받고 있다.

30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용산개발사업 무산 위기의 주 원인은 부동산경기 침체였다. 하지만 업계는 "경기 침체가 전부는 아니다"고 말한다. 8조원에 이르는 사업부지를 드림허브가 한꺼번에 사들인 것부터 무리였다는 주장이다. 여기에 알파돔시티사업과 달리 용산개발사업은 최대 주주인 코레일(25%)과 2대 주주인 롯데관광개발(15.1%)이 사사건건 대립하면서 사업을 파국으로 몰아갔다.

반면 알파돔시티사업은 지난 12일 출자사 간 쟁점이었던 착공 지연에 따라 증가된 사업비 분담방안 등에 대한 합의에 성공했다. 사실 알파돔시티는 2008년 사업 착수 이후 민간건설사 지급보증 거부 등 초기 추진과정에서 용산개발과 유사한 모습을 보여왔지만 최종 결과는 달랐다. 여기에는 지난해 2월 출자사들의 합의를 통해 사업부지 비용을 한 번에 내지 않고 1단계 사업부지만 먼저 매입한 것도 큰 도움이 됐다.

현재 은평뉴타운 내 오피스텔과 호텔 등을 짓는 사업비 1조3,000억원 규모의 '알파로스' 등 지지부진한 상태인 초대형 부동산개발사업들이 여러 건이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대규모 개발사업이 성공하려면 토지비용을 최대한 낮추는 등 사업추진 기간 내 웬만한 경기부침에도 견딜 수 있도록 안전장치를 갖추고 투자자간의 이견도 원만히 조정할 수 있는 의사결정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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