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충북 청주시 흥덕구 문암동 임헌분(71)할머니 집. 낡아서 맨 시멘트가 드러난 벽면이 화사한 벽지로 새 옷을 갈아입자 할머니의 입은 함박만하게 벌어졌다. 할머니는 도배하는 사람 한 명 한 명의 손을 잡아가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할머니 집은 지은 지 60년이 다 된 농가형 주택. 도배한 지 20년이 넘어 벽면이 너저분하고 장판도 거북 등처럼 갈라졌지만 형편이 안돼 수리할 엄두도 내지 못했다.
이런 집을 새 단장한 이는 SK하이닉스 청주사업장 봉사단체인 우수리한사랑회(회장 김준수). 이날 벽지 도배 봉사에 나섰던 이 단체는 할머니의 고충을 전해 듣고 낡은 장판까지 새 것으로 교체해주었다.
우수리한사랑회는 이달부터 회사 근처인 문암동, 외북동 지역 기초생활수급자 가정을 찾아 벽지 도배를 지원하는 '사랑의 집 꾸미기'봉사활동을 시작했다. 청주시자원봉사센터로부터 추천받아 도배를 새로 한 가정이 벌써 8가구나 된다.
우수리한사랑회가 결성된 것은 1999년. "지역을 대표하는 기업이 지역사회의 소외 이웃을 돕는 일에 앞장서자"는 취지로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모임을 꾸렸다. 현재는 6,000여명의 사원이 회원으로 참여해 급여에서 1,000원 미만의 자투리 돈을 모아 이웃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이 단체의 사랑나눔 활동은 일년 내내 이어진다. 소년소녀 가정에 교복을 지원하는 것에서부터 무의탁 노인ㆍ장애우에 무료 점심식사 제공, 저소득층 희망지원금, 노인부양 쌀나누기, 새터민ㆍ다문화가정 정착돕기 등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사랑의 집 꾸미기 봉사에 참여한 임이옥 MASK운영팀 기장은 "새 벽지로 환해진 방을 보며 행복해하는 어르신들의 모습에 도배를 한 우리가 더 미소짓게 된다"며 "행복은 나눌수록 커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덕동기자 dd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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